대형 풍력발전시스템 형식시험도 국산 기술로

by강민구 기자
2020.11.02 15:22:22

에너지연 연구진, 대형 풍력발전기 시험 적합서 획득
해외기관의 비용 대비 50% 수준, 수행시간 단축 가능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국산시험기술을 활용해 대형 풍력발전기 형식시험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해외 기관에서 제시하는 형식시험 비용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시험에 필수 항목인 출력성능과 기계적 하중 시험 수행 시간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해외기관 대비 빠르고 원활히 소통하고, 산업현장과 밀착한 업무지원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광세 풍력연구팀 박사 연구진이 국산시험기술을 활용해 해상용 5.5MW급 풍력터빈의 출력·기계 하중시험을 수행하고 적합확인서를 발급받았다고 2일 밝혔다.

풍력발전기 인증은 △형식인증 △부분품 인증 △프로젝트 인증으로 구분된다. 형식인증은 풍력발전기의 형식이 국제요건 또는 국제적으로 요구되는 기술 수준에 따라 적합하게 설계·제작됐는지 평가한다. 형식인증 중에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출력성능과 기계적 하중 형식시험을 담당한다.

대형 풍력발전기 제작사는 KS인증을 받기 위해 설계평가·형식시험·제조평가·최종평가를 수행해야 했다. 실제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시험하는 출력성능과 기계적 하중에 관한 형식시험은 그동안 모두 해외 기술로 이뤄졌다. 이는 시간·비용적으로 불편했고, 상세 측정에 따른 국내 풍력발전 기술유출의 우려도 있었다.



해외 주요 성능검사기관은 성능시험의 전 과정을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는데 지속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유출을 엄격히 금지한다. 국내 대형풍력발전기 형식시험도 주로 미국의 UL에 의존해야 했다. 실제 지난해 10월 기준 간소화 인증 외 총 38개의 KS 인증을 받은 중대형 풍력발전기의 형식시험도 모두 해외 기술을 이용해 수행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시험분석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국내 최대용량인 5.5MW 풍력발전기 형식시험 보고서를 작성해 형식시험 적합 확인서를 획득했다. 연구팀은 3차원 운동을 하는 대형 회전체의 온도, 습도, 대기압, 풍속 등 다물리 신호를 다양한 주파수로 계측하고, 이격 거리가 최대 약 600미터에 이르는 지역에 있는 다른 통신 방식의 데이터를 누적해 TB급 빅데이터를 측정, 관리,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풍력터빈의 블레이드 무게와 운전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중을 교정 수행하는 기술과 절차를 실증하고, 형식시험 보고서도 작성했다. 최근에는 기계학습 방법론 중 하나인 ‘Q Learning’ 기법을 이용한 측정 데이터의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기법을 개발해 형식시험에 필요한 하중 데이터 취득 비용도 낮출 계획이다.

이광세 풍력연구팀 선임연구원은 “향후 정확하고 신속한 형식시험 기술을 점진적으로 고도화해 국가 정책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풍력 발전기.(자료=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