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잡스'로 불리던 홈즈, '억만장자→사기꾼'으로 전락

by김민정 기자
2018.03.15 14:28:23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여자 스티브 잡스’로 불리던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 설립자가 사기꾼으로 전략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테라노스와 CEO인 홈즈, 전 대표이사였던 서니 발와니를 대규모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SEC는 공소장에서 테라노스가 7억 달러(한화 약 746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을 속이기 위해 거짓되고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4년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으로 1억 달러(한화 약 1064억 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로는 10만 달러(약 1억원)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홈즈는 이런 혐의에 대해 인정하거나 부인하지도 않았다. 다만 50만 달러(5억 3230만 원)의 벌금을 내고 향후 10년간 어느 상장기업의 임원이나 이사로 활동할 수 없다는 데 합의했다. 사기 행각을 벌이는 동안 취득한 주식과 경영권도 반납하기로 했다.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학교 화학과를 나와 2003년 테라노스를 설립한 홈즈는 2012년 한 방울의 피로 200여 개의 질병을 진달할 수 있는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주장하면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90억 달러(한화 약 9조 6000억 원)로 급증했고, 지분 50%가량 보유했던 홈즈도 45억 달러(한화 약 4조 8000억원)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가 됐다. 특히 거침없는 입담과 검은색 터틀넥 셔츠로 주목을 받으며 ‘여자 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10월 에디슨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질병은 가장 기초적인 10여 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테라노스의 기업 가치는 ‘0’으로 추락했으며, 회사는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각종 소송을 당해 지난해 파산 위기에 빠졌다. 결국 홈즈는 실리콘밸리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