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제약株…상반기 실적 자신감에 투자도 늘었다

by윤필호 기자
2017.08.23 15:26:25

삼성바이오에피스 日 회사와 공동개발…삼바 주가 22일 4.19%↑
한미약품·대웅제약 등 개발비 늘리는 제약사들 하반기 기대
문케어도 단기적으로 호재 작용

[이데일리 윤필호 기자] 제약업계가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개선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을 중심으로 주춤했던 투자 움직임도 적극적으로 바뀌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이에 관련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약사들은 상승 분위기를 타고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1일 일본 제약사 다케다제약과 공동으로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간 복제약시장에 주력하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본격적으로 바이오산업에 뛰어든 것이다. 2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22일 하루만에 4.19% 상승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개발이라는 장기적 청사진을 제시했다”며 “향후 사업의 방향성은 위탁생산(CMO) 세계 1위 등극과 글로벌 신약개발업체로의 변모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미약품(128940)은 지난해 기술수출 무산 악재를 딛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을 늘리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7.4%를 기록했다.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에 수출한 기술인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LAP-GLP1)’는 올해 임상 3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또 당뇨·비만 바이오 신약 후보물질인 ‘JNJ-64565111’을 도입한 다국적제약사 얀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연구개발(R&D) 집중 투자를 위한 인력도 확충할 방침이다. 다음달 하반기 공채를 통해 2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



2분기 영업이익은 2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6.9% 증가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액은 5% 감소한 2228억원, 당기순이익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급등에 힘입어 주가도 지난 17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이 기간 9.44% 올랐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롤론티스(Rolontis) 임상 3상 성공이 기대된다”며 “뉴포젠(Neupogen)이 장기 지속성 바이오 베터임을 감안할 때 임상 성공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2017년 상반기 고수익성 자체 개발 개량신약 외형 성장 견인했다”며 “효율적인 판관비 집행 영향 어닝서프라이즈 시현했고 하반기 역시 기저효과에 따른 호실적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2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한 대웅제약(069620)은 지주사 대웅과 함께 상반기 596억원 R&D 투자액으로 전년 동기대비 13.31% 늘렸다. 회사는 내년 발매를 목표로 역류성식도염(GERD)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했다. 그간 부진하던 주가도 이달 들어 상승세를 타며 전날까지 4.12% 올랐다.

한편 지난 9일 정부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일명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정책도 제약주에 당장은 호재로 작용했다. 다만 아직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전인 만큼 이해득실을 따져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의약품 소비 증가로 제약업계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될 경우 약가 인하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