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기술력 강화로 D램 강자 자리 굳힌다
by박철근 기자
2014.09.03 15:54:59
SK그룹 편입 이후 투자 확대…세계 최초 제품 개발 등 메모리 기술 선도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세계 최초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면서 D램 시장에서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3일 SK하이닉스(000660)에 따르면 SK그룹에 편입된 2012년 이후 세계 최초 제품을 잇달아 개발해 그룹 편입 효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지난 2012년 9월 업계 최초로 20나노급 4기가비트(Gb) 그래픽 DDR3 D램을 개발한 SK하이닉스는 이듬해 6월 20나노급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8Gb 저전력(LP)DDR3 제품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제품 개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 해 10월 차세대 고사양 모바일 기기에 채용할 6Gb LPDDR3 제품 개발에도 성공했다.
특히 최근엔 D램 제품 표준방식인 DDR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제조방식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차세대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을 적용한 초고속 메모리(HBM)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표준화를 진행 중인 고성능, 저전력, 고용량 D램 제품”이라며 “초당 28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업계 최고속 메모리 제품보다 4배 이상 빠른 초당 128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 향후 슈퍼컴퓨터, 네트워크, 서버 등에 응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TSV 기술은 2개 이상의 칩을 수직 관통하는 전극을 형성해 칩 사이의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패키지 방식으로 성능은 높이면서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20나노급 기술을 적용한 8Gb LPDDR4 제품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제품 역시 표준화가 진행 중인 차세대 모바일 D램 규격으로, 현재 시중에 있는 제품보다 초고속·저전력의 특성을 지녔다.
| SK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된 2012년 이후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세계 최초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는 등 기술력에서 앞서 나나고 있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와이드 IO2 모바일 D램’. SK하이닉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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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업계 최초로 고성능 와이드 IO2 모바일 D램(WIO2 D램) 개발에 성공했다. WIO2는 512개의 정보출입구(I/O)로 초당 51.2GB의 데이터처리가 가능해 초당 처리 용량이 기존 LPDDR4 보다 4배 빠른 현존하는 모바일 D램 가운데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이처럼 SK하이닉스가 차세대 고성능 메모리 기술을 선도한 제품들이 JEDEC으로부터 표준화가 확정될 경우 SK하이닉스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이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 및 시설 투자를 확대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03년 7400억 원이던 시설투자금액이 10년 만인 2013년에 3조5600억 원으로 약 5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 역시 3180억 원에서 1조1440억 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시설투자금액과 연구개발투자금액도 각각 지난해의 80%, 50% 수준을 넘어서는 등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돌입했던 SK하이닉스는 기술 개발보다는 생존을 위한 제품 개발에 매진했다. 하지만 SK그룹 편입 이후 과감한 투자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체질이 바뀐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그룹 편입 이후 최태원 회장의 많은 관심과 전폭적인 지원으로 이뤄진 과감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우리나라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지속해서 매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