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외무장관 "트럼프 美대통령 되더라도 청정에너지 전환 후퇴안할 것"

by정다슬 기자
2024.10.21 15:47:22

"미중 치열한 경쟁 속, 트럼프 中전기차 용납안할 것"
"美공화당 의원들조차 IRA 폐기안할 것이라고 말해"
"DMZ 생물 다양성에 놀라…北과는 대조적"

데이비드 래미(가운데) 영국 외무장관이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김상협 탄소중립위원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21일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오는 11월 있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더라도 미국의 청정에너지 전환 정책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래미 장관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김상협 탄소중립 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전기차와 같은 분야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미국을 청정에너지 전환의 길로 계속 나아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래미 장관은 “트럼프는 중국이 세계에 전기차를 대량 공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미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길 원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래미 장관은 이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들이 ‘레드 스테이트’라고 불리는 공화당 지지지역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물론 트럼프가 집권하면 (IRA 등 미국 친환경정책에 대한) 정치적 수사(레토릭)는 달라지겠지만, 방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라고 덧붙였다.



래미 장관은 청정에너지 강국이 되기 위한 영국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넘어야 할 2가지 과제 중 하나로 기후변화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여전히 과학을 부정하고 우리가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면서도 “흥미로운 것은 미국에서도 공화당 의원들과 대화할 때 IRA를 비롯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정한 친환경 법을 폐지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민주주의 국가들에서는 이 문제가 정치적 논란이 되지 않고 초당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기후 변화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 래미 장관은 해상풍력과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 산림 복원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아침 비무장지대(DMZ)를 다녀왔다면서 거기에 있는 엄청난 생명다양성과 복원 노력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에 만연해 있는 태도와는 대조적”이라고도 꼬집었다.

아울러 래미 장관은 기후금융에서의 한영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오는 11월 11일부터 22일까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를 앞두고 이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대한민국과 같은 파트너들과 함께 청정에너지 강국이 되기 위한 경주를 가속화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래미 장관은 방한 이후 사모아에서 열리는 영연방 정부수반 회의에 참여해 기후 위기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 회의에는 카리브해와 태평양 섬나라와 호주, 캐나다, 영국 등이 참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