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3분기 누적 순이익 '역대 최대'…비은행 강화는 과제(종합)

by유은실 기자
2023.10.27 17:51:47

상반기 이어 3분기 비이자이익 최대 실적 경신
은행 의존도 커…하나은행이 그룹 순이익 90% 차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위한 M&A 지속 검토"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가 올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국내 금융지주들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비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배 가량 증가하며 3분기 누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그룹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어서면서 비은행 기여도는 뒷걸음질쳤다.

27일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9779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1201억원) 증가한 수치로,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다.

하나금융은 이번 실적 상승에 대해 ‘비이자이익’의 역할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룹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1조3825억원)과 매매평가익(7876억원) 등을 포함한 1조69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25.5%(9443억원)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도 비이자익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상반기 기준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3배가량 증가했었다.

다만 3분기만 떼어 보면 순이익은 95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감소했다.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룹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3분기 누적 선제적 충당금 3832억원을 포함해 총 1조2183억원의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5%(6239억원) 증가한 수치다.

박종무 하나금융 상무(CFO)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시장변동성을 활용한 유가증권 및 외환 파생 관련 매매익과 여행수요 회복에 따른 영업점 외환매매익 증가 등 덕분에 비이자이익이 늘었다”며 “하나금융의 강점인 비용 통제 능력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이자이익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그룹의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조달금리 상승 영향으로 1년전보다 3bp 떨어진 1.79%을 기록했다. 그러나 우량 자산 중심 전략이 이를 상쇄하면서 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6조7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가량 늘었다.

계열사별로 보면 호실적을 이끌 건 ‘맏형’ 하나은행이었다. 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은 2조7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 증가했다. 이는 하나금융 3분기 누적 순이익의 92.8%에 해당하는 수치이자, 그룹내 ‘나홀로 성장’이기도 하다. 비이자이익이 1년만에 5배 성장했다. 올 3분기만 떼어 보면 1년 전에 비해 6.5% 늘어난 927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나증권은 당기순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국내외 부동산 경기 흐름 탓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외 상업용 부동산 및 국내 부동산PF 등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평가손실을 다수 인식했다”며 “다만 경상 체력이 증가하면서 관련 손실 평가나 충당금 부분은 큰 충격 없이 흡수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캐피탈은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9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4.5% 줄어든 수치다. 운용리스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충당금 적립 규모가 늘면서 순이익을 끌어내렸다. 하나카드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23.1% 감소한 1274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저축은행과 하나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익도 전년 대비 각각 84.1%, 15.8% 감소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KDB생명 인수를 최종 포기하긴 했지만 자본 성장성 등을 고려해 인수합병(M&A)은 지속할 수 있다는 취지다.

양재혁 하나금응 상무(CSO)는 “KDB생명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이후 2개월 간 실사를 진행했지만 자사 보험업 전략과 맞지 않은 부분이 있어 인수하지 않았다”며 “자사가 자산운용·연금시장에서 열세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M&A는 계속 고민 중인 사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