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 받는 금융 단체장 인선…이번에도 官 출신 기조 이어질까

by이연호 기자
2022.08.11 16:29:01

여신협회 12일 협회장 접수 마감…금결원·수은 최근 새 수장 맞아
신보도 사실상 금융위 결단만 남아…보험연구원 등은 '미진'
"금융위 국장 인사 후 속도낼 것"…"금산분리 규제 완화 국면 官 출신 유리"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로 취임 한 달을 맞으면서 그간 차일피일 미뤄졌던 금융단체장 인선 작업도 본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금융결제원이 새 수장을 맞은 것을 비롯해 이달 말께를 기점으로 여타 단체들도 수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과거와 마찬가지로 관료 출신 중용 기조가 지속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2일까지 차기 협회장 신청서를 접수한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지원자가 5명이 넘는다는 전제하에 1차 회추위는 오는 23일, 2차 회추위는 9월 초순, 총회는 추석 즈음을 예상하는 만큼 (협회장 선임까지) 지금부터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지원서 접수도 마감하지 않았지만 여신협회 차기 수장으로 여러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신업계 출신으로는 서준희 전 BC카드 대표, 정원재 우리카드 전 대표, 박지우 전 KB캐피탈 대표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정완규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남병호 전 KT캐피탈 대표, 위성백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2010년 상근체제 전환 이후 4명의 협회장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官) 출신이었다”며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소통 측면에서 관 출신이 유리하긴 한데 경험상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앞서 지난 8일 금융결제원은 박종석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를 새 수장으로 맞았다. 전임 원장인 김학수 원장의 임기가 지난 4월에 끝난 점을 고려하면 4개월 만에 새 주인을 찾은 것이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난달 27일 50일 만의 수장 공백 상태를 깨고 윤희성 행장을 새 행장으로 맞았다.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이미 지난달 말 복수의 이사장 후보를 금융위원회에 추천해 금융위의 최종 후보 제청과 대통령 임명만 남은 상태라 금융위의 의중에 따라 언제든 이사장이 임명될 수 있다.



이처럼 금융단체들이 속속 새 장(長)을 맞고 있는 것은 김주현 위원장의 취임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공교롭게도 다수의 금융 단체장들이 지난 4월께부터 잇달아 임기가 만료되며 해당 자리들이 공석이었으나 해당 단체들은 금융위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다. 정권 교체기에 김 위원장이 국회 공전으로 인한 인사청문회 미개최로 취임이 늦어졌기 때문인데, 이제 김 위원장이 취임 한 달을 지나면서 단체장 인선 작업도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아직 차기 수장 인선 작업에 진전이 없는 보험연구원, 한국신용정보원, 보험개발원 등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께부터는 본격적으로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수장이 공백인 금융 단체의 한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과 금융위 인사가 끝나면 나머지 금융 단체들도 수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8월 말이나 9월 초께 국장 인사를 계획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민간 금융 단체들 입장에서도 관 출신 인사들을 더 선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정부 초기라 금융위에서도 여러 정책들을 쏟아 내고 있고 그중 ‘금산 분리 규제 완화’에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업계를 대변해 정부에 목소리를 내려면 아무래도 관 출신이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