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첫 이혼 보도' 美 전설적 가십 칼럼니스트 리즈 스미스 별세

by김일중 기자
2017.11.13 15:33:40

리즈 스미스.(사진=리즈 스미스 페이스북)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부인 이바나 트럼프의 이혼 보도 등 60년 동안 뉴욕에서 부유층과 유명인들의 추문을 파헤쳤던 미국의 전설적인 가십 칼럼니스트 리즈 스미스가 12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뉴욕포스트가 발표했다. 향년 94세.

에이전트 조니 에번스는 스미스가 이날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졌다고 전했다. 스미스는 최근 뇌졸중을 앓고 있었다.

‘리즈 스미스’라는 그녀의 칼럼은 25년 이상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힌 칼럼 중 하나였다.

스미스는 1976년 뉴욕 데일리 뉴스에서 자신의 칼럼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때 스미스는 활자 매체와 TV의 ‘셀러브리티 저널리즘’ 시대를 열었다.

1992년 트럼프의 이혼 때 그녀는 부당한 취급을 받던 부인 이바나 편을 들었다. 그녀의 보도는 큰 반향을 일으켰고 그녀를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칼럼니스트로 만들었다.

당시 트럼프는 단지 ‘그녀를 해고하겠다는 목적’으로 뉴욕 데일리 뉴스를 인수하겠다고 말했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올해 초 보도했다.

스미스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도널드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얻고자 하는 이바나의 스캔들에 휘말렸다”며 “내가 후회하게 될 이야기의 주요인물이 됐었다”고 말했다.



1923년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태어난 스미스는 어린 시절을 미국의 전설적인 가십 칼럼니스트 월터 윈첼의 이야기를 들으며 보냈다.

1949년 단돈 50달러만 들고 뉴욕시로 온 그는 분당 80개 단어를 칠 수 있는 타이핑 능력으로 타이피스트와 교정자로 일하게 됐다. 이후 그녀는 곧 CBS라디오 마이크 월러스의 프로듀서가 됐다. 그것은 평생 우정의 시작이었다.

그녀는 윈첼이나 그의 추종자들과는 달리 천박한 사진을 혐오했고 친절함으로 성공했다. 그가 쓴 연예인, 정치인 또는 정치 브로커에 대한 기사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 성적 취향 등을 지양했다.

그녀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에 대한 권위자로 오르면서 뉴욕 데일리 뉴스의 신임을 얻었다. 그리고 1976년부터 자신의 칼럼을 연재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1978년에는 WNBC TV에 출연해 일주일에 3번 논평을 하면서 TV에서도 ‘셀리브리티 저널리즘’ 시대를 여는데 큰 기여를 했다. 10년 후에는 폭스에 뛰어들었고 케이블 채널 ‘E! 엔터테인먼트 텔레비전’에서도 일을 했다. 이 기간 동안 스미스는 뉴욕 데일리의 맞수였던 뉴욕 포스트로 이직했다.

스미스는 자신의 일에 대해 쿨한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녀는 1987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소문의 세계를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며 “현실적으로 보면 내가 하는 일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미스는 여러 유명인, 영화인들과 자선기금 모금행사를 주최했는데, 읽기 및 쓰기를 가르치는 문맹 퇴치 자원 봉사자들과 여성을 위한 완전한 평등을 촉진하는 여성행동동맹을 위한 기금을 모금했다.

그녀는 두 번 결혼했지만 모두 길게 가지 못했다. 2000년엔 회고록을 통해 자신을 ‘양성애자’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