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라한 대표 수출주` SK하이닉스·현대차 시총, 한전에 밀렸다

by임성영 기자
2015.07.08 16:07:31

경기방어주 한국전력, 한달 만에 주가 15.8% 올라
SK하이닉스, 실적 우려에 6월 이후 약세
기관, 삼성동 한전 부지 산 뒤로 현대차 주식 1.8조 순매도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대표 수출기업인 현대차와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반면 경기 방어주 가운데 하나인 한국전력(015760)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하락에 따른 이익 증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 2위로 올라섰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1.5% 오른 4만7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30조3326억원으로 전날보다 4494억원 늘었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는 1.09% 내린 4만9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9조7753억원으로 한국전력보다 5500억원 작아졌다. 지난 23일 한국전력에 시총 상위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밀려난 현대차(005380)도 이날 2.66% 빠졌다. 주가는 12만8000원으로 2010년 4월 이후 5년여만에 최저치다.

한국전력 주가는 지난달 16일 장 중 한때 4만800원까지 하락한 뒤 한 달만에 15.8%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각각 140억원, 103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전력이 지난 2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을 2조305억원으로 추정한다”며 “시장 기대치 1조4373억원을 41.3% 웃도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으로 원재료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2분기에 한국전력이 가스공사에서 산 발전용 LNG 가격은 전기대비 24% 하락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전기를 생산하기 위한 LNG 구매비용으로 10조원을 썼다.



한국전력이 코스피시장 하락에도 선방하는 동안 SK하이닉스는 급락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영향을 준 탓이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2분기에 영업이익 1조4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1분기대비 10% 감소한 수치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개선 폭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기기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주가 하락은 지난해 9월18일 한국전력 강남 삼성동 부지를 낙찰받은 이후 계속되고 있다. 당시 시가총액은 43조원을 웃돌며 한국전력과 SK하이닉스보다 14조원 가량 앞섰다.

하지만 감정가 3조3000억원에 불과한 한전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사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엔화 약세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경쟁사인 일본 자동차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기관은 작년 9월18일 이후 현대차 주식을 1조8112억원어치 팔았다. 기관 순매도 상위 1위 종목이다. 외국인 역시 같은 기간 현대차 주식을 3939억원 어치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