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회장 후보군 상시 관리 나선다…‘공정성·외풍’ 사전 차단

by김성진 기자
2024.02.22 15:56:19

지주사 이사회 내 회장후보군관리위 신설
내달 21일 주총서 해당 안건 상정해 표결
내외부 인재 발굴…매년 1회 후보군 선정
최소 3년 장기 프로세스로 공정성 확보

[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후보를 상시 관리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회장 임기를 약 3개월 남겨두고 급박하게 CEO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상설 후보군 관리 조직을 이사회 내 새로 만드는 것이다. 회장 교체 때마다 불거지는 공정성과 외풍 논란을 차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내달 21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후보군관리위원회’를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로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기존 이사회 내 전문위원회는 △ESG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재정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5개가 존재하는데 여기에 회장후보관리위원회가 새로 추가된다. 다만 아직 사외이사 중 누가 위원회에 소속될지와 위원장은 누가 맡을지 등 인적 구성은 미정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해당 안건이 주총에서 통과되면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포스코그룹은 곧바로 회장후보관리위를 가동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과 육성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사내 회장 후보 육성프로그램으로 내부 후보군을 점검하고, 또 주주추천과 서치펌을 통해 추천받은 외부 후보군을 상시 점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매년 1회 후보군을 선정하는 후보군 풀링(Pooling) 작업도 실시한다.

회장후보관리위가 신설되면 차기 회장 선출 때마다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공정성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사회가 최소 3년이란 충분한 시간 동안 회장 후보들을 관리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이사회 내 확실한 불법이나 비위 행위가 적발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정성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이사회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소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을 둘러싼 외풍 논란을 방어할 명분도 생긴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간 추리고 육성한 회장 후보들에 반대 의사를 밝히려면 그만큼 확실한 사유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전문가들은 외풍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회장 후보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외 대기업의 경우 5~10년을 두고 장기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키워낸다”며 “국내 재계 서열 5위 포스코그룹도 이 같은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12월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하며 사외이사 선임 과정도 개선하기로 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후보추천자문단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추천하는 사외이사 후보를 현재 3배수에서 5배수로 확대한다. 동시에 선임 분야와 인원수, 그리고 일정을 사전공개해 주주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외이사의 전문성, 기여도, 청렴성 등을 매년 평가해 구성원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