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지옥' 서울행 광역버스 수원 94회·화성 93회 증차한다
by박종화 기자
2022.09.05 16:00:00
국토부 ‘광역버스 2차입석 대책’ 발표
연말까지 경기·인천 등 버스 8% 증차
버스 확보 관건…앱으로 좌석 예약도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경기 안양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 모 씨는 아침마다 눈치싸움을 벌여야 한다. 그가 버스를 타는 정류장이 광역버스 노선 중간에 있는 탓이다. 운이 좋아 버스 정차 위치 가까이 줄을 서면 자리에 앉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버스를 그냥 보내야 한다. 이 씨는 입석으로라도 버스에 타고 싶지만 입석 승객을 거부하는 버스기사가 늘면서 지각이 잦아졌다.
경기·인천 지역에서 서울로 오고 가는 출·퇴근 버스가 늘어난다.이 씨처럼 자리가 없어 버스를 놓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버스 운행 노선도 수요에 맞춰 유연화한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광역버스 2차 입석 대책’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이후 늘어난 출·퇴근 수요에 맞춰 버스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근 광역버스 노조가 준법 투쟁의 하나로 입석 승객 승차를 거부하면서 버스 난이 더 심화했다. 국토부는 입석 수요가 6월 기준 7200석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국토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를 연말까지 216회 증차, 총 6080회 운행하기로 했다. 7월 발표한 1차 입석대책(482회)와 더하면 상반기 대비 버스 공급이 약 8% 늘어난다. 지역별로는 수원(94회), 화성(93회), 용인(87회), 고양(46회) 순으로 증차 물량이 많다. 예를 들어 동탄2차고지에서 출발해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6002번 버스를 6회 증차해 운행한다.현재 하루 48회 운행하는 데 연말까지 54회로 늘어난다.
버스 공급을 늘리기 위해 화성·용인 등 9개 노선엔 2층 전기버스를 내년 5월까지 46대 투입한다. 이층 버스(70석)는 단층버스(45석)보다 좌석이 많은 만큼 입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국토부는 단층버스를 이층 버스로 대체만 해도 출·퇴근길 버스 좌석을 2400석 이상 늘릴 것으로 예상한다.
| 서울역 버스정류장에서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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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점이 아닌 중간 정류소에서부터 승객을 태우는 광역버스 중간 배차제도 도입된다. 앞선 정류소에서 만차가 돼 버스가 중간 정류소를 지나치는 일을 줄이기 위해서다. 중간 배차제 적용 노선과 운행 횟수는 이르면 이달 말 정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버스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출·퇴근 시간대 광역버스 중 일부를 예약제로 운행하기로 했다. 모바일 앱을 통해 탑승 시간과 장소, 좌석을 정하는 시스템이다. 연말부터 사당역과 강남역 등 광역버스 수요가 많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예약제를 확대한다. 다만 예약제 버스는 입석할 수 없어 소수만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 쇼(서비스를 예약만 해놓고 이용을 안 하는 행태)에 대한 제재 강화도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대책 관건은 버스 확보다. 국토부는 정규 버스를 기존보다 152대 증차하기로 했는데 그만큼 운수업체에서 버스를 추가 확보해야 한다. 지금도 버스업체에서 버스를 새로 인도받는 데는 2~3개월이 걸린다. 부품난 등으로 자동차 회사에서 버스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7월에 발표한 1차 증차 물량 확보율이 아직 50%대인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번 대책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더욱 늘어날 출·퇴근 수요 전망은 반영되지 않았다. 김영국 국토부 대광위 광역교통정책국장은 “아직 입석이 완벽히 해소된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수요가 늘어나는 걸 보고 공급을 계속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