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오토바이는 60년대 미니스커트?…"윤복희 메시지 주겠다"

by이재은 기자
2022.08.31 16:20:26

탑승여성 언론 인터뷰…"억눌린 女 자아정체성 표출"
"민족반역 취급받던 미니스커트, 지금 누가 그러나"
"해운대선 비키니 되고, 강남선 안된다? 이해 안가"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서울 도심에서 비키니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운행해 논란이 된 여성 탑승자 임그린씨가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1960년대 가수 윤복희의 미니스커트’에 빗대며 “여성의 자아 정체성을 표출 도구”라고 강조했다.

지난 27일 이태원에 나타난 강남 비키니 오토바이 남녀. (사진=SNS 캡처)
임씨는 최근 공개된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60년대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던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왔던 가수 윤복희를 언급하며 “당시 미니스커트는 억눌렸던 여성의 자아 정체성을 표출했던 도구였다. 이번 비키니 라이딩 메시지 또한 그와 같다”고 밝혔다.

윤복희는 여성 다리를 노출시키는 것을 금기시하던 1967년 미니스커트를 입고 나와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보수적 사회 분위기에서도 윤복희의 과감한 패션은 사회적으로 미니스커트 유행을 이끌었다. 일부 언론에선 윤복희를 ‘민족의 반역자’로 저격하기도 했다.

임씨는 “당시 언론에서 윤복희를 ‘민족의 반역자’라고 했고 정부도 미니스커트를 단속했지만 현재 미니스커트를 입는다고 해서 그 누구도 ‘민족 반역자’라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퍼포먼스’에 대한 세간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선 비키니를 입고 편의점, 카페 등 어디든 자유롭게 다닌다”며 “해수욕장 근처에서의 비키니는 되고 강남 도심에서는 안 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두 곳이 다르게 다뤄질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임씨는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 쓰진 않아 속상한 마음은 없다”고 했다. 그는 “논란을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많은 분이 불편했다고 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면서도 “지나친 악플이나 욕설은 본인을 욕보인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지난 2일 경찰 조사 당시 웨딩드레스를 입고 출석한 이유도 언급했다. 그는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갔는데도 불쾌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가장 아름답고 최대의 예의를 보여줄 수 있는 옷인 웨딩드레스를 골랐다”고 밝혔다.

앞서 임씨는 지난달 31일 오토바이 유튜버 보스 제이(BOSS J)와 함께 강남에서 3시간 동안 라이딩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당시 임씨는 비키니만 입고 있었으며 보스 제이는 상의를 입지 않은 상태였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지난 18일 두 사람을 경범죄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임씨 등은 지난 27일 서울 이태원을 찾아 다시 비키니 차림으로 오토바이를 운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