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PB서비스 강화·계열사 통합 포인트 제도 ‘하나 멤버스’ 출시 등 영업력 극대화 ‘올인’

by이성기 기자
2015.10.12 17:14:15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전진하지 않는 자전거는 넘어질 수밖에 없다. 모든 역량을 영업에 쏟겠다.”

지난달 1일 하나·외환 통합은행 출범과 함께 첫 수장 자리에 오른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취임 일성은 ‘영업력 강화’였다. ‘영업통’으로 불린 자신의 강점을 살려 국내 1등을 넘어 글로벌 일류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다진 셈이다.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통합 과정의 진통을 극복하고 영업력을 복원하는 일이 그만큼 시급했기 때문이다. 300조원에 육박하는 통합은행의 자산 규모에 비해 영업 실적은 초라한 편.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옛 외환은행 순익은 23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나 감소했고 하나은행 역시 5606억원 수준으로 제자리 걸음을 보이고 있다.

취임 후 한 달 남짓. 금융권에서는 조직 개편을 신호탄으로 일류 은행 도약을 위한 ‘함영주 호(號)’의 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좌이동제 시행 확대, 인터넷은행 출범 등 금융권의 지각 변동을 앞두고 리딩뱅크를 향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함 행장은 우선 기존 4개 그룹으로 구성된 영업 조직을 6개 그룹으로 세분화 했다. 영업 조직 강화와 함께 지역별로 촘촘한 영업망을 구축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조직 개편에 이어 ‘전 직원의 PB(Private Banking)화’를 추진, 자산관리 전문가인 ‘행복파트너(Branch PB)’를 모든 지점에 배치했다. ‘PB 명가(名家)’인 통합 전 하나은행의 강점을 확산시켜 영업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 고객이라면 누구나 자산관리, 연금플랜 등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간 고액자산가들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세무·부동산·법률 등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게 함 행장의 구상이다.



최근에는 ‘PB전용 자산관리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해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는 등 PB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PB전용 자산관리 시스템’ 확대 오픈을 통해 전국 어느 영업점에서나 더욱 향상된 PB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은행 차원을 넘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도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선 하나카드는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통한 영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6월 카카오페이 체크카드를 새로 출시한 하나카드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카카오페이 채널(모바일)’을 통해 카드 신청까지 가능하도록 했다. 카카오페이 체크카드 출시 이후 현재까지 10만좌 이상 발급됐는데 이 가운데 약 4만좌 정도가 카카오페이 채널을 통해 신청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하나카드 측 설명이다.

13일 본격 출시하는 ‘하나 멤버스’는 고객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야심작이다. 은행과 카드·증권·캐피탈·생명보험 등 전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포인트 ‘하나머니’를 적립하고 고객들이 이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으로, 고객들은 하나머니를 활용해 대출 이자를 상환하거나 적금에 납입할 수도 있다. 이는 금융권은 물론 멤버십 포인트 업계에서도 전례가 없던 서비스 방식으로 그룹 차원에서 고객 유치 경쟁에 나선 셈이다. 하나금융은 현재 GS25편의점, SSG머니, OK캐시백과 멤버쉽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연말까지 10여 개의 가맹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좌이동제 본격 시행을 앞두고 각 시중은행들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PB 서비스 강화, 하나 멤버스 서비스 출시 등 하나금융의 공격적인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