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위해 돈푸는 중국…식품업계 기대감 `솔솔`
by노희준 기자
2025.01.07 15:26:25
중국향 식품 수출 2022년 정점찍고 내리막
양회서 적극적 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 구체화기대
오리온·농심 실적개선 기대...삼양식품 성장 탄력 기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중국 당국이 장기화하고 있는 내수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식품회사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었다는 점에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최근 국내 식품의 중국 수출은 둔화 추세다. 2023년 중국 수출액은 20억 4600만달러(2조9975억원)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1월말까지 중국 수출액은 18억 9200만달러(2조7719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2022년 정점을 찍은 후 하향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중국 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에 진출한 개별 식품기업들의 최근 실적도 주춤한 모습이다. 오리온(271560)의 경우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3223억원,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 12.7% 줄었다. 중국 현지의 내수 경기가 부진했던 데다 대형마트에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기존 직접 공급에서 중간 도매상격인 ‘경소상’을 통하는 간접영업체제로 전환한 여파다. 오리온은 중국법인 매출이 전체 매출의 41.2%(작년 3분기 누적 기준)를 차지하는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농심(004370) 역시 지난해 3분기 중국법인 매출이 810억원으로 1년 새 14.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3억원에서 28억원으로 15.2% 줄었다. 온라인 채널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다. 농심은 중국법인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중국 공산당은 올해 중국 경제 정책을 결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열리는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구체적인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경기 부양책 실시로 식료품이나 생필품 등 생활 필수재 부문으로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4분기 중국 법인의 간접영업체제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고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파이, 스낵 등 경쟁력 높은 신제품 출시와 간식점, 벌크시장 전용 제품을 확대하는 한편 전문 경소상을 개발할 것”이라며 “중국 법인의 11월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8% 성장했다”고 했다.
농심 역시 신라면툼바, 신라면똠얌 등 제품을 출시해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 내 지역 유명 음식의 맛을 적용한 현지화 제품을 출시해 중국인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기업은 성장에 탄력이 더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이 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9% 급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중국법인은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외에도 중국 소비자 기호에 따라 까르보, 크림치즈, 양념치킨 등 제품 다변화를 추진하고 불닭소스 및 기타 면류 판매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빙그레는 올해 중국 시장 내 냉동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박람회 등을 통해 중국 내륙 지역 소비자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빙그레 전체 매출에서 중국 법인 매출 비중은 2.8%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규모는 109억원으로 1년 새 25.3%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