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가 주먹질…4살 아이는 “무서워, 버스 안 타” 공포 느껴

by권혜미 기자
2024.10.07 16:13:28

“팔 닿았다” 버스서 폭행 당한 아이
“무섭다” 호소…밤에 잠에서 깨기도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최근 20대 여성이 버스 안에서 팔이 닿았다는 이유로 어린 아이를 무차별 폭행한 가운데, 피해를 입은 아이가 공포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채널A 캡처
앞서 지난 2일 오전 8시 20분께 부산진구 가야역 인근을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성 A씨가 옆자리에 앉아 있던 4살 남자 아이와 60대 할머니에게 상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창가 쪽 좌석에 앉아 있던 A씨가 갑자기 4살 아이에게 주먹질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할머니의 항의에도 폭행을 멈추지 않은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의 얼굴을 몇 차례 더 때렸다. 이후 언쟁이 이어지고 할머니가 팔을 뻗자 A씨는 그 팔을 깨물기 시작했다. 심지어 A씨는 이를 말리러 온 다른 승객에게 발길질까지 했다.

A씨의 폭행으로 할머니의 팔에는 멍과 깨물린 자국이 선명히 남았으며, 4살 손자도 코안에 피가 맺히는 등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사진=온라인
채널A에 따르면 피해를 입은 아이는 밤마다 무섭다며 잠을 깬다고 한다. 가족들은 “(아이가) 맞은 부위까지 다 기억하고 있더라. (밤에는) 같이 자는데도 갑자기 깨서 ‘도깨비가 오고 있다’, ‘무섭다’고 해서 조금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아이는 버스를 타는 것도 무서워한다고 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현장에 함께 있던 할머니는 A씨의 폭행에 팔을 다쳤음에도 손자 걱정을 하고 있다. 더불어 손자를 못 지켰다는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잠도 못 자시고, 아이가 폭력에 노출된 것 자체가 본인 탓인 것 같다고 자책하신다”며 “본인 상처는 병원 치료도 잘 안 받으려 하신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 이유에 대해 “할머니에게 안겨 있던 아이의 팔이 자신의 몸에 닿았다”고 밝혔으며, 또 자신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상해 등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어린이와 노인인 점을 고려해 수사 시 노인복지법, 아동 학대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