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회장, 징계직원 사면..직급제 시행

by김현아 기자
2014.06.16 19:44:2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황창규 KT 회장이 직원 사기 진작을 위해 이석채 전 회장 시절 징계를 받았던 직원 중 일부를 사면(赦免)하고, 4년 반 만에 ‘직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황창규 KT회장
KT(030200)는 16일 오후 사내방송을 통해 징계직원 사면 방침과 직급제 부활을 공식 발표했다.

징계직원 사면의 경우 사업관련 피치 못하게 회사 규정을 어겨 징계를 받았지만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했다. 이를 테면 기업이나 개인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하면서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상품권 깡 등을 했지만 매출을 일으켜 회사에 도움이 됐던 사람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영업을 하다보면 정해진 판촉비를 넘길 수 있는데, 예전에는 이런 일들도 윤리경영실에 적발돼 징계받았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백 몇십 명인데 몇 명 빼고 모두 인사에서 징계기록이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눈에 띄는 점은 직급제 부활이다. 이 전 회장 시절 직급 승진을 위해 상사에게 불필요하게 ‘눈도장’을 찍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직급 승진제도를 폐지했지만, 이번에 부활됐다.

직급제 폐지로 수평적 기업문화가 자리 잡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임금 하락에 따른 직원 사기저하와 부서별 리더십 확보가 쉽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 이유에서다



KT는 직급제가 부활하면서 직급별로 연봉차등 없이 성과에 따라 연봉이 지급됐는데, 앞으로는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 등으로 직급이 한 단계씩 오를 때마다 임금이 자동으로 올라간다.

R&D 분야는 전문성과 자부심 고취를 위해 연구원-전임연구원-선임연구원-책임연구원-수석연구원의 호칭을 부여했다.

승진은 직급별 전문성, 리더십 등 역량획득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하여 직급별로3~4년의 최소 승진소요년수를 두고 입사 후 최소 14년만에 부장승진이 가능하도록 맞추었으며 이와는 별개로 탁월한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직원에 대해서는 최소 승진소요년수를 경과하지 않아도 승진할 수 있는 발탁승진제도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Pay-band를 기존 4단계에서 직급체계에 부합하는 5단계로 전환하여 기존제도 대비 급여상승 기회를 대폭 확대했다.

사내 호칭도 바뀐다. 직책자(본부장, 실장, 팀장 등)외에는 모두 ‘매니저(Manager)’로 불렀는데, 앞으로는 사원, 대리, 과장, 부장 등으로 나눠 불린다. 차장급 팀장과 부장급 팀장이 있을 수 있지만, 팀장외에 팀원은 모두 매니저로 불렸던 지금과는 다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늘부터 직급제는 시행되는 것이고, 전산시스템 등의 이유로 26일부터 실질적으로 적용된다”면서 “징계직원 사면과 직급제 부활은 명분보다는 실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황 회장의 면모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