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디스플레이 무한질주…헤드업디스플레이 개발 경쟁도 치열

by신민준 기자
2021.08.23 16:35:55

1분기 차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 9.8억달러…전년比 70%↑
AR내비게이션에 더해 상품 주문과 결제 페이 기능도 장착
LCD보다 전력 소모 낮고 안정성 높은 플라스틱 OLED도 적용
HUD 특허 출원 증가세…최근 10년간 연평균 14% 늘어

[이데일리 신민준 배진솔 기자]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영화를 보거나 음악 감상, 게임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활용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업체들은 증강현실(AR)을 적용한 내비게이션과 주유비 등의 결제 기능까지 디스플레이에 장착하는 등 시장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0인치 이상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체 시장 규모는 9억7708억달러(약 1조914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5억7466만달러(약 6419억원) 대비 약 70% 늘어난 수치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중앙정보표시디스플레이(CID) △클러스터 △뒷좌석 엔터테인먼트(RSE)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룸미러 디스플레이 등 5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면서 완성차업체들은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005380)는 G80차량에 AR 내비게이션을 적용했다. G80의 AR 내비게이션은 갈림길 회전 안내 시인성(모양이나 색이 눈에 쉽게 띄는 성질)을 높이고 뷰 자동전환 기능을 더해 완성도를 높였다. 현대차는 아직 양산차량에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2017년부터 차량의 앞유리 전체에 홀로그램 영상을 투영하는 방식의 3차원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도 개발 중이다.

결제 기능을 장착한 디스플레이도 출시됐다. 르노삼성은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품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한 인카페이먼트 기능을 지난 6월 출시한 2022년형 XM3에 탑재했다. 서울 중심의 카페와 음식점 100개를 비롯해 전국 GS칼텍스 주유소 380곳, CU 편의점 1000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르노삼성은 인카페이먼트 기능을 주차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현재 하이파킹시스템과 협의 중이다. 르노삼성은 인카페이먼트 기능 적용을 모든 차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완성차업체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체들도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와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액정표시장치(LCD)보다 가벼우면서 구부리기 쉬운 차량용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가 주목받고 있다. 차량용 OLED 패널은 소비전력과 안전성이 중요한데 OLED 패널의 경우 LCD 패널보다 전력 소모가 낮아 안전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의 38인치 차량용 P-OLED는 지엠(GM)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자동차 EQC에 장착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자동차의 첫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에 P-OLED를 납품한다.

차량 전면창을 활용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HUD) 기술 개발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HUD는 전면창을 운전자의 시야 확보를 위한 창을 넘어 다양한 정보를 투사하거나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HUD가 1960년대 항공기, 2010년대 국내 고급 차량에 처음 도입된 뒤 일반 차량으로 대중화하고 있는 것이다. HUD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특허출원도 증가세다

특허청에 따르면 HUD 관련 특허출원은 2011년 27건에서 2020년 102건으로 연평균 14% 증가했다. HUD 기술 개발이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자동차(005380)다. LG전자와 삼성전자, SK텔레콤(017670) 등 전자와 통신기업들의 HUD 기술 특허출원도 활발해지고 있다.

기술별로는 영상 품질을 높이는 기술 관련 특허가 가장 많이 출원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5년 AR HUD를 양산한다는 목표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작년 10월 영국 HUD 제조사 엔비직스에 약 300억원을 투자했다. LG전자도 최근 폭스바겐이 출시한 ID.4차량에 적용된 AR HUD 기술을 함께 개발했다.

HUD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HUD 시장 규모는 2020년 12억달러(약 1조4094억원)에서 2028년 80억달러(약 9조396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이 운송 수단이 아닌 움직이는 IT 기기로 진화하면서 디스플레이 역시 향상되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관련 업체들의 기술 개발 경쟁도 뜨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