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7]"가까운 미래엔 공학자·먼 미래는 인문학자 필요"
by이승현 기자
2017.06.13 14:49:36
WSF 세션서 러셀 교수와 정재승 교수 대담
"로봇으로 생산성 제고·작업인력도 감소"
"원치 않는 일 하는 시대 끝나…파괴에 준비해야"
"상품생산 위한 교육서 탈피해야"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재승(왼쪽)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대 교수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세계전략포럼 제4의길: 융합과 연결을 넘어(WSF 2017)’ 세션2<공존과 조화:AI에 사람을 더하다>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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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정다슬 강신우 이슬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기대감 못지않게 불안과 걱정도 적지 않다. 나 그리고 가족·친지의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실제 산업혁명과 정보화혁명 시대를 거치며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생겨났다. 인간은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상당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예상치 못한 새로운 일도 생겨날 것이다.
‘인공지능(AI) 대부’로 불리는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대 컴퓨터학과 교수와 저명한 뇌공학분야 전문가인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에게도 이 사안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문제다. 러셀 교수와 정 교수는 13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세계전략포럼-제4의 길 : 융합과 연결을 넘어’(WSF 2017)의 2번째 세션 대담에서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현실적 판단에 근거한 견해를 내놨다.
러셀 교수는 “로봇 등을 통한 생산성 증대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제로섬 게임’은 아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예전보다 큰 붓으로 집에 페인트칠을 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이 높아지면 많은 사람이 이 일을 할 수 있어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자동차제조산업의 경우 수요가 정점을 찍은 상황에서 현재 생산대수는 1990년대에 비해 4배 늘었지만 작업인력은 10분의 1에 그치고 있다.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러셀 교수는 이를 근거로 “로봇의 사용은 여러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인간의 육체적·정신적 노동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에 인간은 서로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위로하고 가르치고 돌보는 데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지만 고소득 경제활동으로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고 객관적 평가도 했다.
러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공학자가 필요하겠지만 장기적으론 인문학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람들은 더 이상 공장 등에서 로봇처럼 경직되게 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소수만 원하는 것을 선택해 일하고 다수는 생계를 위해 원하지 않은 일을 해야하는 시대는 지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런 시대가 끝나간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하나의 큰 파괴이기 때문에 우리가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정 교수는 산업화 시대 대량생산과 판매에 적합한 조직사회의 구성원을 길러내는 교육은 그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판적인 사고가 한국의 학교 시스템에서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교육방법으로는 AI가 사람을 능가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의 의견은 더 이상 상품의 생산이 아닌 인간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방향을 다시 잡아 교육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AI 자체에 대한 관심도 빠지지 않았다. AI는 ‘뇌’로 대표되는 인간의 지능체계를 기본으로 해야할까 아니면 뇌에서 독립적인 자체적인 체계로 만들어야 할까.
러셀 교수는 두 방안 모두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비행기를 만들 때 새에서 얻은 아이디를 활용할 것인지 항력 등 과학적 원리를 기반으로 만들 것인지의 문제는 모두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는 두 가지 접근이 모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뇌가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지 전혀 모른다”면서도 ‘수학논리를 응용하면 이러한 정보를 컴퓨터에 저정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추론할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서비스 로봇을 만들려면 AI가 뇌를 반영해야 하는냐”는 질문을 던졌다.
러셀 교수는 이에 대해 로봇이 인간의 선호도와 바람의 이해가 필요하며 이는 행동관찰에서 시작하다고 짚었다. 그는 “기계가 이런 식으로 학습을 하며 인간이 바라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나의 개인비서 로봇은 내게 맞추면서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13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세계전략포럼 제4의길: 융합과 연결을 넘어(WSF 2017)’ 세션2<공존과 조화:AI에 사람을 더하다>에서 대담을 나누는 정재승(왼쪽)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스튜어트 러셀 미국 UC버클리대 교수를 참가자들이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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