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승부처 동작 '별들의전쟁' 수면위로(종합)

by김정남 기자
2014.07.08 19:23:47

與 나경원 유력‥野 기동민·노회찬과 '1차 대진표' 가닥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나경원 전 의원(왼쪽)이 유력해지면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운데)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간 3파전으로 ‘1차 대진표’ 가닥이 잡혔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남 정다슬 기자] 7·30 재보선 최대승부처로 꼽히는 서울 동작을의 ‘별들의 전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꼬여가던 새누리당의 후보가 범친이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간 3파전으로 ‘1차 대진표’가 완성될 게 유력해졌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후보등록을 이틀 앞둔 8일 나 전 의원에 출마를 설득했다. 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사무총장이 따로 만났으며, 이어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개적으로 나 전 의원을 찾았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목은관 빌딩을 찾아 나 전 의원에게 동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나 전 의원은 현재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장을 맡고 있다.

이 비대위원장은 “나 전 최고위원님의 정치적 비중이나 국민적 관심을 생각할 때 여느 정치인과 함께 갈 수 있는 분은 아니니 제가 직접 왔다”면서 “당을 위해 헌신해주십사 그런 말을 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어 “(나 전 의원이) 전에 서울시장에도 출마했고 지역구도 서울”이라면서 “다 감안해 모셔도 괜찮겠다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정치를 하는데 있어 명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당의 이런 어려움을 잘 듣고 한 번 더 고민을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이 이미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후보등록 하루 전인 오는 9일 중으로 공개석상에서 출마결심을 밝힐 것이란 얘기다. 새누리당은 당초 동작을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한 전략공천 방침을 정했으나, 김 전 지사가 고사하면서 나 전 의원으로 선회했다.

야권 후보자들도 이날 확정됐다.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엿새간의 침묵을 깨고 새정치연합의 동작을 전략공천을 수용하기로 했다. 기 전 부시장은 국회 출마회견에서 “무엇이 옳은가를 놓고 며칠밤을 뜬 눈으로 지새웠다”며 어려운 결심이었음을 고백했다. 그는 광주 광산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서울 동작을에서 전략공천을 받았다.

기 전 부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오른팔’로 불린다. 박 시장의 지난 6·4 지방선거 승리를 동작을에서 구현하겠다는 게 새정치연합의 복안이다. 기 전 부시장만으로는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이른바 ‘박원순 마케팅’ 전략으로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동작을 보궐선거가 나 전 의원과 박 시장이 맞붙었던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재림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의당 후보로 출격한 노회찬 전 의원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노 전 의원은 기 전 부시장 이상 가는 인지도를 갖고 있는데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간 야권연대의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의원이 이날 국회 출마회견에서 일단 야권연대에 대해 경계감을 표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오만한 자세에 대한 사과부터 선행이 돼야 야권연대 얘기를 꺼낼 수 있다”면서 “야권연대에 대해서 새정치연합에서 단 한 번도 진지한 검토나 회신을 밝힌 적 없다”고 질타했다. 다만 야권연대의 가능성은 계속 열려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서울 동작을은 이번 7·30 재보선의 유일한 서울지역 선거구로 그 상징성이 크다. 여야 표심이 뚜렷한 ‘텃밭’을 제외하면, 여야간 선거 성패를 가를 수 있는 지역구로 꼽힌다는 얘기다. 여야가 동작을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실제 동작을은 지난 2000년 이후 여야 균형을 유지해왔다. 16~17대는 새정치민주연합이, 18~19대는 새누리당이 각각 동작을을 가져갔다. 다만 최근 들어 야권으로 표심이 기우는 분위기도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57.89%)이 정몽준 전 의원(41.35%)을 크게 제쳤다. 지난 대선에서도 야당이 10%포인트 가까이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