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응태 기자
2023.10.23 15:55:02
수요예측 부진에 코스피 상장 철회 결정
기관투자자들,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 미만 제시
고배당 내세웠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매력 반감
오버행 리스크, 구주매출 100% 등도 부정적 평가
서울보증보험 "향후 기업가치 재평가 받을 것"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내 최대 종합보증사인 서울보증보험이 고평가 논란에 무릎을 꿇었다. 두산로보틱스에 이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大漁)로 부상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참패하며 끝내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배당 매력이 반감하고,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리스크 여파 등에 투자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공동대표 주관회사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3~19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희망 공모가로 3만9500~5만1800원을 제시했지만, 다수의 기관투자자들은 희망범위 하단을 하회하는 금액에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보증보험은 당초 안정적인 수익성과 배당 매력을 앞세워 몸값 3조6000억원을 인정받겠다는 각오였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연간 보증공급금액은 323조원, 지난해 말 기준 보증잔액은 452조원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5682억원으로 전년(4561억원) 대비 24.6% 늘었다. 총자산이익률(ROA)은 5.8%로 국내 손해보험사의 평균 5배 이상이다.
이 같은 견조한 실적을 토대로 한 배당이 매력 요인으로 부각했다.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성향은 50.2%이며, 주당배당금(DPS)은 4050원으로 전년 대비 23.4%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배당 매력이 반감되자 투심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07년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이다. 특히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서울보증보험이 운용하는 채권 평가손실이 커지고, 보증을 받은 차주의 상환이 떨어져 수익성이 악화한다. 이는 곧 배당금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