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포스트코로나, 민생경제·기후변화 대응…5부시장 체제로"
by양지윤 기자
2020.07.06 15:09:46
민선 7기 임기 2년 기자간담회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
지방자치법 개정 앞서 서울시 5부시장 체제 전환 실험
"그린벨트 해제, 수용 불가…다른 사유지 이미 양보해"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9년간 서울시장 자리를 지켜 온 박원순 시장이 3번째 임기 2년을 보낸 소회를 밝혔다. 대표 잠룡으로 꼽히는 박 시장은 “현직 대통령의 5년이라는 기간을 알뜰하게 보장해드리면 좋겠다”면서 본분에 충실한다면 낮은 지지율도 만회 가능하다는 의중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서울시청 지하 태평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이날 기자간담회는 박 시장의 민선7기 취임 2주년을 맞아 열렸다.(이데일리=김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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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9년간 도시의 가장자리로 밀려났던 시민들의 삶과 꿈을 회복시키는 시간들이었다. 7기의 남은 2년은 시민의 삶, 내 삶을 바꾸는 10년 혁명의 마무리 짓는 동시에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이자 기회가 온 시간”이라며 “앞으로 세계 최고의 도시가 될 수 있는 표준도시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기후변화의 대응하는 새로운 생태문명의 시대, 로컬로의 귀환, 스타트업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한 공공의 혁신 등 네 가지가 서울시에서는 중요한 미래 화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법 개정에 앞서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5부시장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과 이태수 꽃동네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포스트코로나 기획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서정협 행정1부시장과 김학진 행정2부시장, 김우영 정무부시장과 함께 명예부시장직을 맡은 2명의 특별위원이 참여하는 형태다.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후생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원이 맡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하반기 지방자치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처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시행령을 만들기에 앞서 선제적으로 5부시장 체제로 전환해 정책 아젠다를 함께 논의하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 주택공급 확대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국토부가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해제 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기본적인 철학에 해당하는 그린벨트는 안 된다”고 못 막았다. 박 시장은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서 남겨놔야 할 보물과 같은 곳이기 때문에 당대에 필요하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그린벨트를 지키는 대신에 서울시가 다른 시유지를 이미 양보했고, 또 공급만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른 대책들이 또 함께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송다영 신임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강남에만 부동산 3채를 소유한 다주택자로 밝혀진 데 대해서는 “일반 공무원이라기보다는 개방직으로 오신 분이어서 경우가 다르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계신지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잠룡으로 평가받지만 지지율이 낮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선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지율이라는 것은 언제나 변동하는 그런 것이고 저는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자기의 본분을 철저히 하면 시민들이 성과와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강력한 라이벌 구도 비춰지는 것에 대해서는 “제 아웁니다. 왜 자꾸 갈등을 유발하려고 노력 안하셨으면 좋겠다”면서 “서울시 정책은 베껴가라고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의 정책을 가져가서 더 잘하는 청출어람한 이 지사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