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강우 미세먼지 해결책 될까

by박일경 기자
2019.01.23 14:00:00

올 들어 첫 인공강우 실험 실시…총 15회 계획
미세먼지 저감 효과 분석…내달 종합결과 발표
韓 기술수준 선진국의 74%…미국과 6.8년 격차

(사진=기상청)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기상청이 올 들어 첫 인공강우 실험을 오는 25일 서해상에서 실시한다. 이번 실험은 환경부의 미세먼지 관측과 병행해 진행할 예정으로 국립기상과학원은 인공강우 물질을 살포한 뒤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를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다. 올해 국립기상과학원의 인공강우 실험은 총 15회로 이뤄질 계획이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3일 “기상항공기 킹에어 350을 이용해 발생된 인공강우가 미세먼지를 얼마나 저감할 수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한 합동 실험을 진행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공강우는 주로 강우량을 늘려 가뭄 해소 등의 방안으로 연구돼 왔으나 최근 국내 미세먼지 수치가 증가함에 따라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혹한이나 폭염처럼 재난에 준하는 상황으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며 “인공강우 등 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시도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이번 합동 실험에는 △항공기 △선박 △이동 관측 차량 △도시 대기 측정망 등 기상장비와 환경장비가 다양하게 활용된다. 기상항공기가 인공강우 물질(요오드화은)을 살포하면 국립기상과학원은 구름과 강수 입자 변화 사항을 관측하고 천리안 기상위성과 기상레이더를 활용해 인공강우 생성 효과를 분석하게 된다.



특히 기상관측선은 해안 지역과 해양 상공의 기상을 관측하고 국립환경과학원은 해상의 기상관측선과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인공강우 물질 살포 전부터 살포 후까지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관측한다.

다만 인공강우가 미세먼지 저감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국립기상과학원조차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 대한 분석은 연구 수준에 한계가 있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중국과 태국에서도 인공강우를 활용해 미세먼지 저감을 시도한 바 있으나 공식적인 성공 사례는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공강우 실험·검증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하는 기초연구 단계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미국과 비교할 때 기술 수준은 73.8%, 기술격차는 6.8년 가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17년 말 기상항공기 도입 이후 인공강우 심화 실험을 통해 일부 지역의 강수 증가 현상을 확인했다.

김종석 기상청장은 “인공강우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현재 기초연구 단계에 있는 인공강우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연구를 추진하겠다”며 “아울러 올해 계획된 인공강우 실험을 국립환경과학원과 협업해 수자원 확보 대책 및 미세먼지 저감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동실험의 결과 중 기상분야는 1차적으로 실험 다음날인 26일 발표하고 보다 과학적인 분석 결과는 전문가 자문을 거쳐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