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5.01.12 16:28:36
우호적 환율 영향…"IT중심 실적 개선" 긍정론 확산
여전히 "삼성전자 착시효과 주의해야" 의견 우세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기대 이상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갑론을박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 영향으로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4분기 어닝시즌이 부정적일 것이라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착시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난해 4분기 상장기업 순이익 전망치는 약 21조원 수준이다. 일각에서 순익 전망치가 12조~13조원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전망치 하향조정은 마무리 된 상황이다.
4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지난주 삼성전자(005930)의 역할이 컸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은 5조2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4조8000억원을 약 4000억원가량 웃돌았다.
여기에 환율 변수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을 낙관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4분기 원·달러 환율 평균값은 전분기 대비 5.9% 오르면서 3개 분기만에 상승(원화 약세), 수출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4분기 국내 기업이익 개선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IT의 경우 다른 업종에 비해 업황 모멘텀이 나쁘지 않으며, 삼성전자 실적 가이던스가 긍정적이었다는 점은 다른 IT주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른바 가치주의 함정(밸류에이션 트랩)에 대한 우려때문이었다”면서 “하지만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 발표치가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면서 이러한 우려를 완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일부 대형주를 제외한다면 4분기 실적은 여전히 우울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상태다. 과거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점과, 환율 효과 등을 제외한다면 지난해 4분기 기업 환경 자체가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는 점 등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할 경우 최근 3년 평균 4분기 영업이익은 추정치 보다 평균 30% 정도 낮았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지만 과거 4분기 국내 기업의 어닝쇼크를 감안하면 안심하기 이르다”면서 “쇼크방지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어닝시즌을 보수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기존 견해를 유지한다”면서 “과거 3년을 살펴보면 4분기 당기순이익은 연초 이후 10% 내외의 추가적인 컨센서스 하향이 나타났으며, 컨센서스가 존재하는 종목들의 실제치 합은 하향 조정된 컨센서스를 약 39% 하회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