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방부장, 이미 해임됐을 수도”…미·중 관계엔 긍정적?
by이명철 기자
2023.09.18 17:28:24
리상푸, 8월말부터 안보여…블룸버그 “해임 첩보 입수”
왕이-설리번 회담 이어 고위급 군사회담 재개 가능성도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리상푸 국방부장(국방부 장관) 함께 다수의 고위 관리들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7월 해임된 친강 전 외무부장에 이어 시진핑 3번째 임기에서 경질될 두 번째 장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리 부장이 지난달 29일 이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교체될 것이라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관료를 인용해 리 부장은 이미 직위에서 해임됐다는 첩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서 리 부장과 이전 직책에서 저지른 부패와 관련해 다른 8명의 고위 관리들과 당국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중국 국방부장이 미국 국방부 장관에 비해 강력하지 않으며 본질적으로 직접 지휘 기능이 없는 외교·의례적 역할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리 부장은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중앙군사위원회(CMC) 소속 6명 중 한명이고 일반 내각 장관보다도 높은 직위인 국무위원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높은 직위에 있는 리 부장이 별다른 저항 없이 자리에서 사라진 것은 인민해방군이 집권 공산당의 통제를 받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블룸버그는 리 부장 교체가 이뤄질 경우 미·중 군사 회담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7일(현지시간) 몰타에서 비공개 회담을 열었다. 이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계자는 로이터에 지난해 중단됐던 미·중 군사 당국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남중국해 또는 대만 주변에서 미·중간 사고가 지역과 세계 경제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더 광범위한 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리 부장 취임 후 ‘선(先) 제재 완화, 후(後) 협의’ 방침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리 부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면 고위급 군사회담이 회담이 재개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왕이와 설리번의 회담에서 리 부장과 친 전 부장의 실종은 거론되지 않았고 미국측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양측 모두 관계 안정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