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독일 대원들, 법주사서 '삭발'한 이유
by김민정 기자
2023.08.14 19:59:5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독일 대원 8명이 속리산 법주사에서 ‘스님이 되고 싶다’며 삭발을 했다.
14일 법주사에 따르면 독일 대원 40명은 잼버리가 끝난 뒤 지난 12∼13일 템플스테이에 참가했다. 이들 중 일부 대원이 퇴소식을 앞두고 머리를 삭발했다.
이들은 잼버리 퇴영 후 국내에 남아 문화체험을 하던 중이었다. 독일 대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희생자를 위해 새벽 예불 때 108배를 하고, 북(법고)과 종(범종)을 두드리면서 세계 평화를 기원했다.
이후 스님과 차담 도중 한 소녀 대원이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기도하는 스님의 삶에 감동받았다”며 “나도 스님이 되고 싶다”고 삭발을 요청했다.
이에 스님이 “삭발은 장난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본국의 부모에게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했음에도 소녀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함께 온 리더들의 동의를 얻어 결국 삭발식을 진행했다.
소녀를 포함한 8명이 퇴소식을 앞두고 삭발에 참여했다. 이들의 삭발식은 법주사 부주지인 각운스님이 직접 거행했다.
템플스테이를 주관한 법주사 혜우스님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대원들에게 큰 울림을 준 시간 같다”며 “스님이 되겠다는 간절한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 머리 깎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