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황무성 사퇴 종용 의혹' 이재명·정진상·유동규 불기소
by이연호 기자
2022.02.03 16:22:10
"사직 강요 등 증거 없어"…'극단 선택' 유한기는 '공소권 없음'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종용 의혹으로 고발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 등을 불기소 처분하며 해당 사건을 마무리했다. 직접 황 전 사장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진 유한기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숨진 탓에 이 후보 등의 혐의 입증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이 후보에 대해서는 한 차례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채 사건을 끝내면서 ‘봐주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은 3일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의 사직 관련 고발 사건의 피의자들인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성명 불상자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하고, 지난해 12월 극단적인 선택을 한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앞서 이 후보와 정 부실장 등은 지난 2015년 2월 유한기 전 본부장을 통해 황 전 사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지난해 고발됐다. 해당 혐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오는 6일 만료될 예정이지만, 고발인인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이 지난달 재정신청을 하면서 시효는 중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 녹취록, 사직서, 관련 공문 등을 종합한 결과 고(故) 유 전 개발사업본부장이 다른 피의자들과 공모해 황 전 사장의 사직을 강요(협박)했다거나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혐의 처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황 전 사장 명의의 사직서는 본인이 작성·전달한 것이고, 개발사업 공모지침서도 결재 과정에 비춰 볼 때 위조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들이면서도 검찰이 유력 대선 후보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정 부실장만 한 차례 조사했고 이 후보는 대면은 물론 서면 조사조차 진행하지 않았다. 또 숨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의 방식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법조계 일각의 목소리에도 귀를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