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10th]루싱하이 "中일국양제, 남북통일에 좋은 모델"

by신정은 기자
2019.06.13 15:03:11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서 외신기자 토론
"한국인 통일 절박하지만 준비 더 필요해"
"남북, 中·대만 관계처럼 교류부터 늘려야"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루싱하이 중국 CCTV 서울지국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새로운 판에 대비하라’를 주제로 발언하고 있다.
‘한반도, 혼돈과 위기를 넘어서’란 주제로 이틀간 진행된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둘째 날에는 ‘경제전쟁, 무엇을 얻어낼 것인가’에 대해 경제·산업영역에서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이데일리 신정은 권오석 기자] 루싱하이 중국중앙방송(CCTV) 서울지국장은 13일 남북통일을 원한다면 중국과 대만의 관계가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루 지국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새로운 판에 대비하라’라는 주제로 각 국의 외신기자들과 토론했다. 토론에는 안톤 숄츠 독일 PD & 기자, 카미야 타케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이 참여했으며, 안승찬 이데일리 국제경제팀장이 진행을 맡았다.

루 지국장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는데,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비롯해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거의 전쟁까지 가는 긴장상태가 지속됐음에도 한국에서는 통일을 말했다”며 “이는 한국인이 얼마나 통일에 절박한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통일이 되면 좋을테고, 언젠간 하겠지만 아직까지 준비단계 필요하다고 본다”며 “정치판에선 여야가 싸우고, 사회적으로도 촛불집회니 태극기집회니 갈등 심한데, 이 상태에서 한국이 통일한다면 북한 사회와 어울릴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루 지국장은 “독일도 통일의 좋은 모델이지만, 중국과 대만의 관계인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제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일국양제’는 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를 허용한다는 뜻으로,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해 일국양제 개념을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현재는 홍콩·마카오에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루 지국장은 “지난 40년 동안 중국과 대만 사람들은 왕래를 하고 장사도 하면서 서로 이해하려고 하고 있다”며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 게 통일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은 40년이 지나도 갈 길이 먼데, 남북도 (서로 이해하는) 시간을 더 가져야한다”며 교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실제 중국은 대만을 일국양제 하의 지방정부로 간주하고 교류를 확대하고 있으며, 대만의 국제적 고립 유도를 통한 흡수통일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 루 지국장은 “각자 나름 입장이 있겠으나 난 다른 입장서 얘기하고 싶다”며 “‘전쟁’이라는 수식어를 썼는데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언론도 불난집에 부채질만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모두 어느편에 줄을 서야 하나 생각만 하고 전쟁을 막으려고는 안 한다”며 “이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루 지국장은 중국 최대 공영방송 CCTV의 지국장이다. 2010년 서울 지국이 문을 열때부터 한국에 머무르며 한반도문제를 비롯한 정치, 사회 뉴스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