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동작·팔달·영통 ‘한여름 대전’
by박수익 기자
2014.07.03 18:19:11
野 동작을 기동민 깜짝승부수.. 與 김문수 구원등판 관심
수원 與우세 팔달에 손학규, 野우세 영통에 임태희 카드
휴가철 '극성수기’ 7월 재보선 역대 낮은 투표율도 변수
[이데일리 박수익 이도형 강신우 기자] 국회의원 15명을 뽑는 7.30재보궐선거 후보자등록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한여름 휴가철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여야가 가장 공을 들이는 지역은 서울 동작구, 수원 팔달구·영통구 등이 꼽힌다. 사실상 승패를 가르는 승부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대진표도 뜨거울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일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전략공천했다. 야권이 애초 동작을 후보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던 기 전 부시장을 ‘깜짝공천’한 것은 6.4지방선거에서 나타난 ‘박원순 효과’를 재현하려는 전략을 풀이된다.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의 지역구인 동작을에서도 17%포인트 차이로 앞선 바 있다. 동시에 여권발 ‘거물급 등판’에 맞서 ‘참신한 신인’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으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동작을은 재보선 지역구 15곳 중 유일한 서울지역이라는 점에서 격전지 중 격전지로 꼽힌다. 이제 관심은 새누리당 후보로 모아진다. 새누리당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게 ‘구원등판’을 요청했다. 비박계인 김 전 지사에게 친박계 실세인 윤상현 사무총장이 “(출마를 지속 권유하는)스토커가 되겠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김 전 지사는 당의 요청에 요지부동이다. 3일 대구에 내려간 김 전 지사는 지역방송 대담에서 “국회의원은 제자리가 아니고 백의종군하며 국민 말씀을 섬기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거듭 거절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구를 물러설 수 없는 곳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후보등록 때까지 김 전 지사를 거듭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윤 사무총장은 “차선책은 없다”고 했다. 끝내 김 전 지사가 불출마 의사를 접지 않을 경우 또 다른 ‘중량급’ 인사를 공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를 대표하는 여야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로 공석이 된 수원 팔달구(병), 수원 영통구(정)도 정치권의 시선이 쏠린다. 팔달구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영통구는 김진표 전 새정치연합 경기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다.
새누리당이 수성해야 하는 팔달구에서 새정치연합은 손학규 상임고문 카드를, 반대로 새정치연합이 지켜야 하는 영통구에서 새누리당은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손 고문과 임 전 실장 모두 아직 공천이 확정된 상황은 아니지만, 각 당에서는 인지도를 무기로 ‘적진’에 파고들 수 있는 최적의 카드로 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 2012년 대선때 당내 경선에 나섰던 대선주자들이다.
이들 지역 외에 재보선 전체 판세도 관심이다. 15곳 중 기존 여당 지역구는 9곳, 야당(통합진보당 1곳 포함) 지역구는 6곳이다. 현재 147석인 새누리당은 과반을 확보하려면 최소 5곳에서 당선증을 획득해야 한다. 그러나 향후 사고지역구가 생길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7~8곳 수준, 결국 기존 자신들의 지역구를 대부분 지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번 재보선은 인물간 대결 못지않게 여름휴가 ‘극성수기’인 7월 말에 열린다는 점도 변수다. 투표율 때문이다.
공직선거법에는 상반기 재보궐선거는 4월 마지막 수요일에 실시하게 돼 있지만 지방선거 일정과 겹치면 선거 50일 후 첫 번째 수요일로 연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가 있던 2006년 7월 26일에 실시한 재보선 투표율은 24.8%에 불과했다. 2010년 7.28재보선도 34.1%로 저조했다. 이번 재보선에는 사전투표가 있지만 이 역시 휴가철과 맞물려 어느 정도 투표율 견인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