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 총력전'…최태원, 부산 대신 '코리아'로 세일즈하는 이유
by이준기 기자
2022.06.21 15:22:16
"부산 엑스포라지만, 사실상 '한국' 엑스포"
K팝 인기 등 효과…해외선 '코리아' 더 통해
영문명칭 'World Expo Busan, Korea' 통일
민간 유치위 명함 등에도 부산은 작게 박혀
|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27년 미국 미네소타 인정박람회 유치위원장과 접견하기 전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부산 엑스포라고 하지만, 한국 엑스포지요”
2030 부산 엑스포(세계박람회) 민간부문 유치위원장 자격으로 프랑스를 방문 중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찾은 자리에서 “가능한 많은 회원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게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한 언급이다. 엑스포 유치 장소는 부산이지만 해외에선 부산보단 ‘코리아’가 더 먹힐 수 있다는 판단이 배어 있다. 이와 관련 재계의 한 관계자는 “K팝, K드라마 등에서 볼 수 있듯 국제사회에서 코리아의 위상은 대단하다”며 “부산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단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통해 유치전에 나서는 게 낫다는 게 최 회장을 비롯한 민간부문 유치위원회의 뜻”이라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는 최 회장을 비롯해 집행위원을 맡는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사무국장인 박동민 대한상의 기획조정본부장 등 관계자들의 명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명함에는 ‘2030 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라는 큰 글귀만 보일 뿐 부산은 영문으로 그것도 코리아와 함께 로고 밑에 작게 박혀 있다. 최근 유치위가 ‘the 2030 Busan World Expo’ 등으로 혼재돼 쓰인 공식 영문명칭을 ‘the 2030 World Expo Busan, Korea’로 바꾸며 부산을 뒤로 빼는 동시에 코리아를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향후 국제사회에 뿌릴 팸플릿 등 관련 자료에도 부산보단 코리아에 무게를 두는 방안이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부산은 한국에서는 제 2의 수도로 불리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선 인지도 면에서 수도 서울만큼은 아닐 수 있다”며 “게다가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부문 유치위원장으로 직접 유치전에 뛰어든 만큼 ‘코리아 개최’가 더 어울릴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BIE 총회 참석차 파리를 방문 중인 한 총리 역시 21일 개최후보국 경쟁 프레젠테이션(PT) 발표자로 나서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나라 ‘코리아’를 집중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BIE 회원국들이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이 후보국 정부의 개최 의지인 만큼, 국무총리가 첫 대면 PT 연사로 나선 것이라는 게 유치위 측의 설명이다. 현재 부산의 최대 경쟁 상대는 로마(이탈리아)와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다.
우리는 범정부적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한 총리는 “각계각층의 모든 분들이 170개 회원국을 상대해야 한다”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했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주연배우 이정재, 가상인간 로지(ROZY),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홍보대사를 맡기로 한 가운데 반 총장 역시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