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속 붙잡히는 박사방 유료회원…암호 풀린 '조주빈폰' 남았다

by김보겸 기자
2020.05.21 14:57:36

서울청, 박사방 유료회원 20명 추가입건
''공범급'' 회원 2명은 구속영장 청구
경찰 "조주빈 휴대전화 포렌식 마쳐"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에 돈을 내고 입장한 ‘관전자’들이 속속 붙잡히고 있다. 최근 경찰이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25)이 필사적으로 숨기려 했던 휴대전화 잠금해제에 성공하면서 유료회원 수사가 점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사진=연합뉴스)


조주빈이 운영한 텔레그램 성착취물 공유방 유료회원들이 무더기로 입건된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지난 13일까지 박사방 유료회원 20여명을 추가 입건해 현재 60여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추가 입건된 유료회원 중 가담 정도가 크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지난 20일 이들에게 아동 성착취물 배포(아청법 위반)와 범죄단체가입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단체가입죄는 △다수의 참가인원이 △지휘와 통솔체계가 존재하는 단체에서 △지휘를 받으며 공동의 범행을 한다는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활동할 때 성립된다. 범죄단체가입죄가 인정되면 해당 단체에 가입한 것만으로도 처벌할 수 있다.

현재까지 경찰은 박사방 유료·무료회원 아이디 1만5000개를 확보했는데, 범죄단체가입 혐의가 적용되면 이들 중 상당수를 처벌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경찰의 박사방 관련 수사에서 범죄단체가입죄가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은 “유료회원 중 범죄에 적극 동조하고 가담한 자들에 대해서는 범죄단체가입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검거된 조주빈 (사진=연합뉴스)


최근 조주빈이 숨기려 했던 휴대전화 잠금이 풀리면서 박사방 유료회원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경찰은 조주빈을 체포하면서 확보한 휴대전화의 암호를 풀었다. 지난 3월 조주빈을 검거해 압수수색한 지 두 달 만이다.

경찰에 붙잡힌 조주빈은 자신의 범죄사실을 비교적 순순히 시인했지만 갤럭시S9 휴대전화와 아이폰의 비밀번호는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특히 압수수색 당시 조주빈은 휴대전화를 소파 옆에 숨기는 등 필사적으로 감추기도 했다.

조주빈은 박사방 입장을 원하는 남성들의 신상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 경찰 추적을 피하고 신고를 막기 위해서다. 조주빈은 유료회원들에게 새끼손가락을 들고 얼굴을 드러낸 채 신분증을 들고 찍은 사진을 요구했다. 입장료를 늦게 내는 회원에게는 신상을 유포하겠다며 입장 시 받은 인증 사진으로 협박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주빈 휴대전화 포렌식이 끝났고 암호도 풀었다”며 “확보한 자료를 범죄와 관련해 분석 중”이라며 유료회원 추가 입건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