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장은 휴가도 마음대로?…장관 보고도 없이 ‘셀프결제’
by장영은 기자
2019.03.19 14:19:10
재외공관장 복무기강 엉망…일부 공관장 무단으로 휴가·제3국 체류도 ‘내맘대로’
감사원, 중소규모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외교부 장관, 관리 철저히 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일부 재외공관장들이 공무원 복무규정을 어기고 상급기관인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휴가를 가거나, 국내 혹은 제3국에 체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19일 감사원이 공개한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과 2017년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전후해 총 10명의 재외공관장이 외교부 장관의 허가도 받지 않고 무단으로 국내나 제3국에 추가 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10명의 재외공관장 중 3명은 휴가도 ‘내맘대로’ 썼다. 2명은 휴가를 아예 신청하지 않았고, 1명은 본인이 휴가를 올리고 승인하는 ‘셀프 결제’로 휴가를 다녀왔다.
| 감사원이 19일 공개한 ‘재외공관 운영실태’ 감사 대상 15개 공관. 감사원은 장기간 감사를 실시하지 않은 중소형 공관(현지 한국학교 등 포함)을 중심으로 예산집행, 복무관리 등을 점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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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매년 1회 국내에서 재외공관장 회의를 개최하는데,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공관장이 공무 외 목적으로 국내에 체류할 경우엔 외교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에 위반사례가 드러난 10개 공관장은 기본적인 복무규정도 지키지 않고 공관장 회의를 계기로 입국해 무단으로 국내에 더 머물거나, 부임지로 돌아가는 길에 제3국에서 2~4일 체류했다.
감사원은 “외교부는 재외공관장 회의에 참석한 재외공관장들로부터 전자항공권을 제출받으므로 항공권 날짜만 확인하면 재외공관장들이 공무상 기간을 초과해 국내에 체류하는 걸 알 수 있었는데도 관리·감독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외교부 장관에게 재외공관장이 허가 없이 공무 외로 국내 또는 제3국에 체류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재외공관장이 연가를 쓸 때는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관리·감독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한편, 감사원은 C 한국학교가 체육관·본관 보수공사에서 약 16만달러(1억8000만원 규모)를 집행하면서 과다 산정된 단일 업체의 견적만을 받아 진행된 사실을 적발했다. 복수의 견적자료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독 입찰한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지업체에 견적을 받은 결과 사업비가 과도하게 산정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