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문정인, 개탄스러워" 공개 비판…"北 800만달러 지원 시기 늦출 것"

by김관용 기자
2017.09.18 15:08:16

송영무 장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참석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겨냥 "학자 입장에서 떠들어"
한미연합훈련 및 '참수작전' 관련 주장 정면 비판
"北 800만 달러 지원 시기 늦춰 조절할 예정"
전술핵 재배치는 반대…입장 바뀌어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에 대해 “안보나 국방문제에 대해서는 상대해서 될 사람은 아니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현 대통령의 특보를 겨냥한 공개적인 비판이기 때문이다.

또 송 장관은 정부의 대북 인도지원에 대해 “지원 시기는 굉장히 늦추고 조절할 예정이라고 들었다”며 사실상 정부 정책이 한 발 물러선 듯한 뉘앙스를 내비쳤다.

송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문정인 교수의 최근 주장을 겨냥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그 분은 학자 입장에서 떠든 것 같은 느낌이지 안보특보라던가 정책특보 사람 같지 않아서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송 장관에게 “문 특보가 아무리 교수 겸 특보라고 해도 북한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얘기하고, 송 장관이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참수작전을 언급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했다”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데 왜 반응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 장관은 “문 교수는 자유분방한 사람이기에 제가 상대할 수 없다고 본다”면서 “제가 입각하기 전 한 두번 뵌적은 있지만 워낙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상대해서 될 사람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해 안보문제나 국방문제에서는 (참모들에게) ‘놔두라’고 했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송 장관은 ‘현 상태에서 북한에 대한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지원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지원시기는 굉장히 늦추고 조절할 예정이라고 (통일부로부터) 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라 사실상 정부가 대북 지원 시기를 늦추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일부도 지난 17일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지원 방침을 결정하더라도 지원 시기 등은 남북관계 상황 등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송 장관은 ‘정부가 800만 달러 대북 인도지원을 발표했는데 북한은 3000만 달러 짜리 미사일을 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제가 설명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질문”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와 함께 송 장관은 이날 “전술핵 재배치는 합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는 입장이 바뀐 것이다.

송 장관은 이날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철수할 때 상황과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면서 “그만큼 한반도에 실제 핵이 없으면서도 있는 것과 같이할 수 있다. 전술핵을 갖지 않고도 한미 연합 방위태세 등에 따라 시·공간을 초월한 능력을 우리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 재배치 관련 입장이 바뀐데 대해 송 장관은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든 방안을 다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라면서 “그것을 지렛대로 미국의 핵확산 억제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