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내세운 정운찬 "경제현안 토론회 하자"

by하지나 기자
2017.01.31 14:45:28

정론관 기자회견.."참모가 써준 대독 토론은 무의미"
''독자노선원칙'' 강조, 바른정당·새누리당에도 "문 열려있다"
박지원 "지금은 샅바싸움..헌재 판결 후 판결날 것"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정운찬 동방성장연구소 이사장이 ‘경제전문가’라는 전문성을 살려,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섰다. 그는 31일 대선후보자들을 향해 “더이상 정책쇼핑은 안된다”면서 긴급 경제 현안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정 이사장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참모가 써준 정책을 읽는 대독 토론은 무의미하다”면서 “험난하게 몰아치는 파도를 뚫고 배를 몰아야 되는 선장이라면 스스로 헤쳐나가야 할 방법을 알아야만 그 높은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광장에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던 그 즈음에 경제비상시국회의 개최를 제안했지만 그 누구도 응답이 없었다”면서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온 것은 차별과 불평등 없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라는 요구였다”고 지적했다.

정 이사장은 이어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촛불 광장의 배경에는 어려운 경제 문제가 있다”면서 “탄핵이 인용되건 인용되지 않건 그후에 경제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선후보들은 경제 문제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외교·안보에 대해 토론하자고 하면 나갈 용의가 있다”면서 “제가 유독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지금 정말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는 “독자노선으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면서 “길을 걷다가 어떤 정치세력과 동반성장에 관해서 의기투합하면 힘을 합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독자노선”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의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어느 누구한테도 문을 닫지 않고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선입견을 갖고 싶지 않다”면서 “반 전 총장도 우리나라를 위해서나 또 세계를 위해서 기여한 바가 많다. 깊이 말씀을 나눠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정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정 이사장은 앞서 국민의당에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선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당이 동반성장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 합쳐서 둘다에게 도움이 된다면 같이 못할 이유가 뭐가 있겠나”면서 “그러나 나름대로 조건은 갖춰야 되지 않겠나. 그 중에 하나가 완전국민경선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또한 우호적이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정한 운동장을 제공하겠다”면서 “그 분의 의견에 대해 열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후 정 이사장의 국민의당 합류가 속도전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정 이사장을 비롯,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 대해 “지금은 몸풀기,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인용 전후, 특히 후에 엄청난 속도로 달려나갈 것이다. 그때 모든 것이 결판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