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코로나19 이번주 고비…2주간 잠시 멈추자"(종합)

by양지윤 기자
2020.03.02 12:37:32

"모든 국민 방역 대상 아닌 방역 주체로 참여해야"
'4대 멈춤 전략' 제안
경기·인천에 '잠시 멈춤' 협의 제안
박 시장 "서로에게 백신이 되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3월 초 코로나19 확산을 제어하지 못할 경우 더욱 심각한 통제 불능의 위기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모든 국민들이 방역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2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캠페인 관련 브리핑에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주가 코로나 19가 전국에 폭발적으로 퍼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달 28~29일 대한의사협회와 범학계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현재의 확산세를 심각한 대유행의 전조로 보고 모든 국민이 단순히 방역의 대상이 아닌, 방역의 주체로서 참여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세의 중대기로에서 자발적인 잠시멈춤 만큼 중요한 과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19의 잠복기가 2주를 감안할 때 이론적으로는 개개인이 완벽한 자가격리를 하면 감염은 완벽히 차단할 수 있지만 강력한 통제방식은 민주사회에서 가능하지도 않고 해서도 안될 것”이라면서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촉구했다.

박 시장은 “잠시 멈춤은 코로나19 확산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늦추기 위한 것으로, 평상시처럼 활동해서 얻는 이익보다, 잠시 멈춤을 통해 얻게 될 일상 회복 속도와 사회적 이익이 몇 십배 더 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1)


그는 “현 시점을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차단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정부와 타 지방자치단체, 기업, 시민들에게 ‘잠시 멈춤 4대 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잠시 멈춤에 대한 사회 전 분야의 참여 확대를 요청했다. 박 시장은 “이미 삼성, LG 등 상당수 대기업들은 재택·유연근무 등의 확대 실시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으며, 신한은행 등 서비스 제공기업 역시 교대형 재택근무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택·유연근무 등의 확대 실시 시기를 고민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면 바로 오늘부터 적극 동참해 주시길 드리고, 다른 한 편으론 잠시 멈춤에 따른 경제적 손해를 보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경제계 인사들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사전 준비가 없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대해서는 중소기업 재택근무 시스템 구축 등 실효적 지원을 병행해 나감으로써 전사회적인 운동으로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물론 많은 이견과 불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엄중한 시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당파를 초월한 여야 정치권의 합심,문화·예술·체육계 주요단체 및 종교계와의 협력, 노·사의 대승적 합의,교육계의 적극적 협조 등우리 사회의 전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4일부터 이미 70%의 직원이 시차 출퇴근제 시행을 통해 대중교통 혼잡을 줄여 밀접 접촉의 우려를 대폭 줄이고 있다.



아울러 잠시 멈춤을 통해 어르신,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수적인 복지서비스를 유지하고 긴급 복지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따른 실직 등 위기가구에 대한 서울형 긴급복지와 입원·자가격리자에 대한 생활비 지원, 동주민센터 복지플래너를 통한 돌봄위기가구, 건강 취약계층 등에 주2회 모니터링, 지역사회 독거어르신 2만9600명에 대한 건강확인 등 안전관리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 시내 어린이집과 초등돌봄시설 휴원으로 인한 보육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육교직원이 정상 출근해 맞벌이, 한부모가정 등 가정양육이 어려운 어린이에 대해 긴급돌봄을 실시중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학교 개학 연기와 지역아동센터 등 급식 제공시설 휴관에 따라 결식하는 아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개학 연기 기간에도 방학 때와 마찬가지로 급식비를 추가 지원하고, 단체 급식소를 이용하는 아동에게는 도시락을 제공하는 등 급식유형을 변경해 지원한다.

아울러 현재 5000억원 규모로 지원되고 있는 긴급자금을 추가 확대하고, 낮은 신용등급으로 금융지원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신규 지원을 검토할 방침이다. 임대료 인하 흐름이 확산할 수 있게 착한 임대인에 대해서는 정부의 세제지원과 병행해 시설물 안전 및 방역 지원 등 인센티브 제공을 약속했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도 적극 참여하겠다”면서 “골목상권이나 재택 근무 등을 하지 못하는 곳은 어떻게 감염을 막을 수 있는지 노력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공조체계 구축도 제안했다. 박 시장은 “전국 모두가 코로나19의 위협과 마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잠시 멈춤을 서울만 시행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며 “전국이 동시에 시행해야 극대화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정부에 정식으로 건의 드리는 바이며, 시행시기와 범위, 방법 등에 대하여 조속히 함께 모여 논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인접한 광역 지자체로서 같은 수도권 생활권인 경기, 인천 두 분 시·도지사님께도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함께 동참해 주실 것을 제안한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시도지사 협의회 영상회의 개최 등을 논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시민과 지역사회 캠페인과 ‘자발적 격리자’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코로나를 멈추기 위해 우리도 잠시 멈춰요’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잠시 멈춤 시민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나라와 이웃을 걱정하는 모든 국민의 마음이야 말로 바이러스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사회적 면역체계의 근원”이라며 “모두가 담대한 마음가짐으로 자신과 상대방을 차분히 지켜내자. 서로에게 백신이 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