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배당 적다"…주총시즌, 의안 분석해 보니

by정병묵 기자
2015.03.09 16:19:21

대신경제연구소, 주요 상장사 의안분석 서비스 개시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롯데쇼핑 삼성전기 락앤락 등 주요 상장사들이 과소 배당, 기업가치 훼손 등 주주 가치에 위배되는 내용의 주주총회 안건을 상당수 채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경제연구소는 9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롯데쇼핑(023530), 삼성전기, 락앤락 등 20여개사에 대한 주총 의안 분석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우선 롯데쇼핑에 대해 ‘과소 배당’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이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1500원에서 2000원으로 상향하기는 했지만 배당성향이 여전히 업계 평균을 밑돈다고 강조했다.

정성엽 대신경제연구소 팀장은 “롯데쇼핑의 배당성향은 작년 7.2%에서 올해 10.8%로 올라갔지만 업종 평균(2014년 기준 17.5%)보다 낮은 편”이라며 “원래 주주 환원 차원에서 큰 고려를 하지 않았던 업체이기 때문에 이번 배당금 상향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쪽 몫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한 126개사 중 119개사 전체의 배당성향은 작년 19.5%에서 올해 24.1%로 증가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도 부적절하다고 봤다. 정 팀장은 “신 회장은 이미 11개사의 이사를 겸직 중”이라며 “통상 8~9개사의 이사를 겸직하면 과다 겸직으로 판단하는데 신 회장이 이사로서 충실한 의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기(009150)는 ‘기업가치 훼손’으로 분류했다. 지난해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SDS의 지분(7.8%)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내놓을 당시 공모가가 19만원으로 결정됐는데 이는 장외시장(K-OTC)에서 거래되던 35만원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이었다는 것이다.

정 팀장은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이 낮은 가격에 매각된 것은 삼성전기 주주 입장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될 수 있다”며 “지난해 이사회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한 이사들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이번 주주총회에 올라온 것도 주주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소형주 중에서는 락앤락(115390)이 배당금은 늘렸지만 배당성향이 여전히 낮고 사내·외 보수 책정에서 과다 책정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경제연구소는 또 삼성정밀화학, 신세계, SK이노베이션은 과소 배당,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현대차그룹 3사는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으로 인한 기업가치 훼손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신경제연구소는 이날 코스피 및 코스닥의 주요 400개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에 올라온 주요 의안들을 분석해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에 도움을 주는 ‘주주총회 의안분석 서비스’를 개시했다. 주주총회의 주요 의안을 집중 분석해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증대시키겠다는 게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