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떨어지는데 항공유는 왜 오를까

by장순원 기자
2014.09.04 16:20:15

경기풀리며 승객 증가‥항공유 공급은 부족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국제 유가가 안정된 가운데 왜 항공유만 오르는 걸까’

지난 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뉴욕항(New York Harbour)에 인도된 항공유 현물(스팟) 가격은 갤런당 3.127달러를 기록해 전날보다 1.5% 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 보도했다. 이 지역은 규모가 큰 공항이 밀집해 항공유 거래가 많은 편이다.

현물 항공유 값은 지난달 9.2% 치솟았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 가격은 4% 하락했다. 항공유는 디젤 선물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최근 항공유 가격만 유독 많이 올라 두 제품의 가격 차(프리미엄)가 3년 만에 가장 큰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처럼 항공유 가격만 유독 오른 이유는 항공유가 투기수요가 없는 실거래 위주이기 때문이다. 수요는 늘어난 반면 공급은 부족하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항공 여객 수요가 급증했다. 특히 올해 미국 노동절 연휴에는 작년보다 2% 가량 늘어난 1380만명이 항공기를 이용했다. 항공기운항이 늘어나 자연스레 항공유 소비도 늘어난 셈이다. 세계최대 항공기회사 아메리칸에어라인의 항공유 소비는 1.8% 증가했다.



여기에 항공유 공급 자체가 빡빡한 상황이다. 미국 정유사들은 셰일 석유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항공유를 해외로 수출해 재고가 3500만배럴을 밑돌고 있다.

오일프라이스 인포메이션 서비스의 벤 브록웰은 “세계가 점점 미국산 항공유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근 공항에 있는 저유소로 항공유를 보내는 송유관에 문제가 생겨 항공유 공급에 차질을 빚은 점도 항공유 가격을 일시적으로 끌어올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서 항공사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전체 비용 가운데 유류비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미국 3위 항공사 델타항공은 항공유 전망을 종전보다 2센트 오른 2.90달러~ 2.95달러로 상향조정하면서 주가도 5% 이상 곤두박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