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3.22대책 크레딧시장 평가는?

by오상용 기자
2011.03.22 19:14:59

"신규수요 위축 요인..가계부채 줄기전엔 어렵다"

마켓in | 이 기사는 03월 22일 19시 1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문정태 김재은 김일문 기자] 정부가 또 다시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을 내놨다. 금융시장내 폭발력을 지닌 가계부채는 자극하지 않으면서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겠다는 게 골자다. 그래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예정대로 이달말 원위치 시키기로 했고, 대신 취득세율을 지금의 절반으로 낮추기로 했다.

요약하면 가진 돈이 없거나 연봉이 낮은 사람들은 빚내서 고가의 집을 사지 말 것이며, 부자들은 이번 참에 구매에 나서 거래를 좀 활성화시켜 달라는 의미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기간을 올해 연말까지로 연장하기는 했지만 대출 한도를 다시 조였기 때문에 실수요자를 위한 대책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과도한 주택구입대출로 원리금 납부에 허덕이던 하우스푸어를 위한 대책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22일 크레딧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업종과 시멘트, 레미콘 업종, 저축은행 업계에 당장 도움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활성화 대책으로는 강도가 약하다"며 "추가적인 후속대책이 또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국기업평가의 한 선임연구원은 "거래세를 절반으로 낮출 경우 주택매매 수요를 자극하기는 하지만 지금은 매매 수요 보다 신규수요 촉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완화됐던 DTI 비율이 원위치 된 것은 당장 수요위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금융시장의 중장기 안정을 위해 DTI 규제 부활은 바람직하다"면서 "정부는 가계부채에 대한 디레버리징(부채감축)이 먼저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정도 가계부채가 줄어들고 나면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거래세 인하도 효과를 보겠지만 그 전까지는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나와도 단기간내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 상한제 폐지에 대해서도 건설업계의 숙원이 이뤄지긴 했지만 투기지역을 제외하면 실제 분양가는 낮게 형성돼 왔던 만큼 이 역시 시간이 지나야 효력을 보일 수 있는 대책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 다른 관계자도 "주택 거래가 활성화되고 수요가 살아나야 건설업종 리스크, 저축은행의 부실채권 등도 해소될 수 있다는 큰 맥락에서는 이번 대책의 방향성이 타당하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정부의 대책과 시장은 늘 다른 길을 갔다. 이전 정부에서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숱한 안정대책을 내놨지만 한번 고삐풀린 부동산 가격을 다잡지는 못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맥락에서 정부의 잇단 주택거래활성화 대책과 시장의 호응은 별개일 수 있다"고 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크레딧 전문가 역시 "취등록세 인하가 주택거래 활성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되겠지만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세금이 실제 주택거래를 좌우할 정도로 큰 동인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당장 거래를 활성화 시킬만한 유인책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이번 대책 자체가 약한 만큼 멀지 않은 시간내 추가 대책이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