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웃도는 물가·완만한 성장세…"美 금리 인하 점진적 진행"

by장영은 기자
2024.11.01 11:01:23

국금센터, 美 3분기 GDP 및 9월 물가 지표 분석·전망
근원 PCE, 예상치 상회…"인플레 완화 기대에 못미쳐"
"성장률, 대선 등으로 4분기 둔화 후 완만한 회복"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둔화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고용은 견조하고 성장률 역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사진= AFP)


정예지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1일 전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관련 “예상치보다 다소 높게 나오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아직은 연준과 마찬가지로 4.4% 수준의 금리를 전망하고 있지만 12월 동결 위험이 커졌다는 평가도 있는 등 좀더 신중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연준이 정책 결정 시 중요하게 여기는 PCE 물가는 지난달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연간상승률은 2.1%로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았다. 다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는 전월대비 0.3%, 전년동월대비 2.7% 상승했다. 월가 예상치(0.3%, 2.6%)를 소폭 웃돌았으며, 전월대비 상승률은 4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국금센터는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효과적으로 잘 반영한다고 여겨지는 근원 PCE 물가의 연간 상승률이 3개월째 정체 흐름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완화가 기대만큼 원활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반면, 소비와 고용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9월 개인소비는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이는 예상치(0.4%)와 전월 증가율(0.3%)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10월 5주차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6000건으로 전주(22만8000건)대비 감소했으며, 9월 기업들의 해고 건수도 5만5000명으로 전월(7만2000명)보다 줄었다.



앞서 나온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양호하단 평가다. 미 3분기 GDP는 연율 기준 2.8% 상승했는데, 전문가 예상치(2.9%)는 소폭 밑돌았지만, 장기추세(1.8% 추정)를 웃도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자료= 국제금융센터)
정 책임연구원은 “선거를 전후한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세는 4분기 다소 둔화된 이후 내년 완만한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11월 금리 인하 기대는 유지되고 있으나 연준이 보다 점진적으로 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고 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이 올해는 금리 인하를 지속하겠지만 정책금리가 4%에 근접하고 경기 관련 지표들이 최근처럼 강세를 유지한다면 내년 1분기에는 금리 인하가 일시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노무라증권 등은 현지시간으로 1일 발표되는 10월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일 경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2월 금리 동결을 시사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편, 연준이 9월 FOMC에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결정하면서 발표한 점도표(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를 보면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종전 5.1%에서 4.4%로 낮아졌다. 이에 따르면 연말까지 적어도 0.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