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유산 상처까지 후벼파"...野, 이재명에 한준호 경질 요구

by박지혜 기자
2021.11.18 15:14:25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를 출산 경험 유무로 비교한 한준호 민주당 의원에 대한 야당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18일 오후 페이스북에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져라”라고 요구했다.

신 부대변인은 “이런 초특급 막말을 하는 사람을 수행실장으로 놔두는 이재명은 한 의원 의견에 묵시적 동의를 하는 건가?”라고 물으며 “정치인은 발언으로 국민 앞에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무수한 국민 마음에 대못을 박고 무슨 책임을 졌으며, 질 예정인가?”라며 “국민이 묻고 있으나 답을 하라”고 몰아세웠다.

사진=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같은 당의 성일종 의원은 이 후보에게 “출산을 못한 여성은 국격을 떨어트리는 사람인가?”라고 물었다.

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 의원의 글을 언급하며 “도대체 아이가 있느냐 없느냐와 국격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와 김 씨는 본인들이 원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과거 김 씨는 임신한 적이 있고, 당시에 윤 후보는 ‘아이가 태어나면 업고 출근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기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정원 댓글 수사 파문이 커졌을 당시 김 씨는 크게 충격을 받아 유산했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성 의원은 “아무리 정치판이 냉혹하고 선거판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이렇게 남의 상처까지 약점으로 삼아 잔인하게 후벼 파도 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한준호 수행실장의 발언은 윤 후보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들의 가슴에도 대못을 박은 역대급 막말 중의 막말”이라며 “한 수행실장은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해당 부분을 삭제했다고 하는데, 이후 한마디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수행실장이 이런 망언을 했는데도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성 의원은 이 후보에게 한 의원을 수행실장 자리에서 경질할 것과 전국의 모든 난임·불임 부부에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정의당도 한 의원의 글 관련 이 후보의 입장을 요구했다.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준호 수행실장의 글은 ‘젠더감수성 없다’는 자백이다. 글을 지웠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대변인은 “정치적 비판과 문제 제기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다. 김건희 씨에 대해 제기된 여러 범죄 혐의와 개인 신상 관련 의혹은 한 치의 의혹도 없이 실체가 규명되어야 하며, 위법 사실이 밝혀진다면 엄정한 사법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면서 “하지만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여성을 임신과 출산, 육아의 도구로 취급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으며, 필요성 또한 없다”라고 했다.

그는 또 “국격은 영부인의 임신, 출산, 육아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의 삶이 선진국인 나라가 될 때, 비로소 국격은 높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며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토리는 윤 후보의 반려견 이름이다.

한 의원은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코바나콘텐츠의 불법협찬, 허위학력 제출 등 김 씨 연루 의혹을 나열하며 “범죄혐의 가족을 다시 청와대 안주인으로 모셔야 할까”라고 했다.

이후 한 의원은 “김혜경 vs 김건희”로 수정했다.

처음 올렸던 글이 김혜경 씨는 두 아이를 낳았지만 김건희 씨는 자녀 없이 반려견만 키운다는 점을 비교했다는 논란이 일자 문제가 된 부분을 고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