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안혜신 기자
2016.01.19 15:56:02
원·달러 환율 1200원 넘어섰지만 주가 14만원대 맴돌아
4분기 기대 이하 실적 우려때문…1분기까지 부진할 듯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내 증시 대표 원화약세 수혜주인 현대차(005380)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원화 약세보다 당장 눈 앞에 다가온 지난해 4분기 실적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0.72% 오르면서 14만원에 턱걸이 마감했다. 지난해 12월17일 15만55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14만원대까지 내려오는 등 불과 한 달여새 9.96% 굴러떨어졌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모두 현대차를 외면했다. 외국인은 올들어서만 2186억원 어치 현대차 주식을 팔면서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순매도를 기록했고 기관도 같은 기간동안 413억원의 현대차 주식을 내던졌다.
현대차 부진은 특히 지난 7일 원·달러 환율이 석 달만에 1200원을 돌파한 이후 지속적으로 1200원을 웃돌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와중이라 더욱 뼈아프다. 현대차 주가는 호재인 원화약세에 무덤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 11일 하루만 2.56% 올랐을 뿐 이후에는 14만원대에서 오르내리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 약세에도 현대차 주가 상승이 시원스럽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실적에 대한 우려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현재 1조7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9월 1억8429억원에서 같은 해 11월 1조9027억원까지 상향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현재까지 두 달동안 약 10.5% 하향됐다. 박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원화약세는 긍정적인 여건이었지만 기타 통화 약세 진전과 유로화 약세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해외판매 미실현과 수출대수의 전년대비 감소세로 원화약세 수혜가 기대이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올 1분기까지 현대차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접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는 생산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로, 이종통화의 약세전환과 구형모델 판매에 따른 인센티브, 신차런칭에 따른 마케팅, 판촉비 증가, 인건비 부담확대, 리콜비용 등으로 수익성은 기존 전망대비 약화됐다”며 “신차에 대한 긍정적 효과는 재고부담이 사라질 때까지 조금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