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줄었는데 해외 주식투자 역대 최대…10월 경상수지 흑자폭↓(종합)
by유준하 기자
2025.12.05 10:13:29
한국은행, 10월 국제수지 잠정치 발표
경상수지 흑자폭, 직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
상품수지 78.2억달러 흑자…수출 4.7%↓·수입 5.0%↓
내국인 증권투자 172억불 역대 최대 “11월도 증가세”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우리나라 10월 경상수지가 68억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흑자폭이 줄었다. 추석연휴와 선박수출 조정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한국은행은 10월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만큼 11월 경상수지는 재차 100억달러대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달 금융계정에서 내국인 해외증권투자는 172억 7000만달러로 경상수지 규모를 두 배 넘게 압도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 역시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 | 송재창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11월 국제수지(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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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10월 경상수지는 68억 1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추석효과에 더해 비IT 품목에서 선박수출이 조정되면서 전월(134억 7000만달러)대비 흑자폭이 축소됐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78억 2000만달러 흑자로, 전월(142억 2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줄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항목 중 수출이 558억 8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4.7% 감소한 탓이다.
통관 기준을 살펴보면 IT 품목은 반도체(25.2%) 컴퓨터주변기기(3.5%)에서 각각 수출이 증가했으며, 비IT 품목의 경우 승용차(-12.6%), 화공품(-13.1%), 기계류·정밀기기(-12.3%), 철강제품(-14.1%) 등 수출이 줄었다.
수입은 전년동월대비 5.0% 감소했다. 금·소비재 수입 증가에도 조업일수가 줄고 에너지 수입가격이 하락하면서 원자재 수입을 중심으로 2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9억 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직전월(29억 6000만달러)과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여전한 만큼 올해 수출 호조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10월은 여러 일시적 요인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축소됐지만 11월부터는 명절효과가 사라지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반도체 수출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규모가 100억달러 이상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수지는 37억 5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직전월 적자폭인 33억 2000만달러 대비 적자폭을 키웠다. 여행수지 적자는 13억 6000만달러로 전월 9억 1000만달러 적자에 비해 그 폭이 늘었다. 추석연휴 등 장기 연휴로 출국자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를 비교한 금융계정은 68억 1000만달러 순자산이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직접투자가 17억 3000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하며 전월(38억 6000만달러 감소)대비 증가폭이 줄었다.
직접투자는 경영참여를 통해 지속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한 투자를 말한다.
주식과 채권거래를 나타내는 증권투자는 120억 8000만달러 순자산이 증가했다. 자산 측면인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는 AI 업황 기대감에 따른 주식 투자 확대로 주식 180억 4000만달러 증가, 채권 7억 6000만달러 감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증권투자는 물론, 해외주식 투자 규모만 봐도 10월 경상수지 규모를 두 배 넘게 웃도는 셈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약세가 이어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반면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는 반도체 업황 기대에 따른 주식 투자 증가와 중장기 채권을 중심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52억달러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한편 올해 10월에 이어 11월에도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 부장은 “해외 증권 투자가 상당폭 증가했다”면서 “예탁원 통계를 보면 한은 통계와는 조금 다르긴 하나, 10월보다 약하지만 11월에도 해외 주식 투자를 중심으로 증권 투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흐름을 계속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