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강의 다 들으면 환불"…자기계발 플랫폼 '미션캠프', 돌연 파산
by김현재 기자
2025.12.03 10:20:35
㈜미션캠프 급작스런 법인 파산 신청 공지
추정 피해자 500여명, 피해 금액 3억원 넘어
제2 파트타임스터디 사태 우려
"변형 폰지 사기 가능성, 소비자 주의 필요"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보증금 환급형 강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업체가 돌연 파산을 선언해 ‘먹튀’ 의혹이 불거졌다. 현재 확인된 피해자가 500여 명에 피해 금액도 3억원대를 넘는 상황이다. 해당 업체는 파산 공지 직전까지 회원을 모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공부 학습 앱 ‘파트타임스터디’가 돌연 파산하면서 앱 이용자들의 보증금 인출이 중단됐던 터라 유사한 플랫폼에 가입한 이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 | (주)미션캠프가 지난 2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법인 파산 신청 공고문.(사진=미션캠프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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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미션캠프는 지난 2일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최근 적자가 누적되고, 예상치 못한 재정 악화로 인해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자산과 채무를 정리하기 위해 법인 파산 신청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업체는 라이프스타일 잡지 ‘컨셉진’을 발행하는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자기발견 커뮤니티’를 표방하며 자기계발 강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사업을 전개했는데, 수강생들이 수강료 납부하고 강의를 마치면 참여율에 따라 수강료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돼 입소문을 탔다.
미션캠프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500여명, 피해 금액은 3억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단체 대화방에서 인당 30만~600만원의 피해를 봤다며 대응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일부 피해자는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다중피해사건’으로 확인돼 현재 서울 강남경찰서에 배당된 상황이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성모(32)씨는 지난 9월 미션캠프의 프로그램을 신청했지만, 업체의 급작스런 파산으로 현재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성씨는 “그간 두 차례 해당 업체의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이용했고, 신뢰가 있었다”며 “보증금 지급이 잠시 늦어진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급작스레 법인 파산 신청을 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 | (주)미션캠프가 법인 파산 신청 공지를 하루 앞둔 지난 1일 피해자들에게 보낸 문자.(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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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 업체가 파산 공지 직전까지 참가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지난달 27일까지 피해자들에게 프로그램 홍보 문자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보증금 환급이 늦어질 때마다 “회사의 어려움은 일시적인 문제로, 대기업과 협업해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달 서비스를 돌연 중단하고 법인 파산을 신청한 학습 애플리케이션 ‘파트타임스터디’의 사례와 유사하다. 파트타임스터디는 이용자들이 자신의 공부 목표를 설정하고 보증금을 납부한 뒤 목표를 달성하면 보증금에 추가 상금을 더해 환급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운영사 ㈜스터디워크가 지난달 24일 기습적인 법인 파산 신청을 공지하고 보증급 환급 불가를 선언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현재 서울 송파경찰서는 ㈜스터디워크 관계자를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보증금 환급형 서비스가 ‘폰지사기’와 유사한 구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증금 환급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전자금융업 규제를 받지 않고 사실상 소비자 자금을 장기간 보유하며 사업을 영위하기 때문이다. 방민우 변호사(법무법인 민)는 “예치금을 반환할 수 있는 의사와 능력이 없는 경우에도 이를 공지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기망 행위에 해당하고,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다”며 “최근 ‘추가 수익을 보장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변형된 형태의 폰지사기일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는 ㈜미션캠프의 법인 사무실과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