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025년 예산에 '대만 안보 지원' 1억달러 편성…中 '발끈'
by방성훈 기자
2024.03.13 15:29:31
美국무부, 2025회계연도 대만 안보지원 예산 요청
"대만 해협 평화·안정 위해 中억지력 강화 목적"
中 "대만 무장 노력 반대…주권·영토 수호 단호 조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25회계연도(2024년 10월~2025년 9월) 예산에 대만의 양안 억지력 강화를 위한 1억달러(약 1310억원)의 자금을 요청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주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날 7조 2700억달러(약 9558조원) 규모의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공개했으며, 군사·안보 지출로 8952억달러(약 1176조)를 제안했다. 여기엔 미 국무부가 단독 요청한 1억달러도 포함됐다. 이는 인도·태평양 및 중국에 대한 억지력 강화에 쓰일 예정이라고 SCMP는 전했다.
리처드 버마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대만 해협 전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전용 자금”이라며 “대만 안보에 대한 역사적 투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안보 지원과 관련해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하는 것”이라며 “전통적인 안보 지원뿐 아니라 국제 군사 교육 및 훈련(IMET) 지원도 있다. 국제 파트너들과 대만의 협력을 강화·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도 정부의 인도·태평양 억지 계획에 따라 5억달러(약 6570억원)를 별도로 요청했다. 이 자금은 대만이 역내 침략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무기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대만을 중국 영토의 일부로 보고 있어서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을 무장시키려는 미국의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중국은 자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필요하다면 무력을 써서라도 대만 통일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인정하면서도 현 상태를 강제로 바꾸는 것에는 명백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안보 지원 예산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 이후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일각에선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엔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총통의 오는 5월 취임을 앞두고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