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스티로폼 비켜"…제지업계, 친환경 종이로 대체
by노희준 기자
2024.03.04 15:42:57
태림포장, 스티로폼 맞먹는 테코박스 성능 입증
무림P&P, 펄드몰드에 친환경코팅 기술 접목 예정
한솔제지, 친환경제품 테라바스 녹색기술 인증 추가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제지업계가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친환경 관련 제품의 품질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향상되고 있다. 품질 제고를 위한 협업도 활발히 진행하면서 플라스틱 대체재로서의 종이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그룹 계열사인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 업체 태림포장(011280)이 개발한 ‘친환경 골판지 보냉상자’(TECO BOX)는 최근 스티로폼와 유사한 성능으로 발전했다. 최근 태림포장이 냉장육 보관 시험을 한 결과 테코박스는 21시간 동안 10℃ 이하를 기록해 안정적인 냉장 시간을 유지했다. 스티로폼 상자가 같은 조건에서 기록한 21시간 20분 냉장시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테코박스는 경제성도 좋다. 테코박스와 스티로폼 상자를 5만개씩 5t급 화물차로 운송할 경우 스티로폼 상자는 화물차 38대가 필요한 반면 테코박스는 26대면 가능하다.
태림포장 관계자는 “운송비용을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며 “상자 5만개를 4.5m 창고에 쌓을 때도 스트리폼은 500㎡(50mx10m) 면적이 필요하지만 테코박스는 250㎡(25mx10m)만 필요해 창고 보관 면적을 최대 5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림P&P(009580)가 내놓은 친환경 용기인 펄프몰드(제품명 무해)도 친환경 코팅 기술을 접목해 한 단계 질적 개선이 기대된다.
펄프몰드는 종이 원료인 펄프로 만든 포장용기로 내열성과 내수성이 뛰어나 치킨박스, 호텔 생활용품(어매너티) 패키지, 식품용기 등으로 사용한다. 최근 무림P&P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몰드 코팅 장치 및 이를 활용한 코팅 방법’ 기술 특허를 보유한 기업인 ‘나누’와 손을 잡고 생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수용성 코팅액 기술을 기존 펄프몰드에 적용해 내구성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무림P&P 관계자는 “기존 펄프몰드는 입체적이고 디자인이 다양해 표면에 코팅을 입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협약으로 국내 펄프몰드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림P&P는 올해 여러 분야에서 활용가능한 다채로운 제품 개발을 통해 펄프몰드 시장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 프로테고’를 적용한 GS25 아이스음료 파우치(좌)와 PE Free 코팅 ‘테라바스’를 적용한 신세계푸드 냉동 케이크 종이패키지(사진=한솔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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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213500)도 최근 친환경 제품인 ‘프로테코’를 대상으로 산업통상자원부의 녹색기술인증을 확보하는 등 품질제고에 박찰를 가하고 있다. 프로테고는 한솔제지의 코팅물질 배합기술로 산소와 수분, 냄새를 차단하는 코팅막을 형성해 기존 종이 소재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높은 차단성을 갖췄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기준 등을 통과해 식품포장재로서 안정성을 입증했다. 한솔제지는 ‘테라바스’라는 친환경 종이용기도 생산하고 있다. 이는 기존 플라스특 계열 PE(폴리에틸렌) 코팅 대신 자체 개발한 수용성 코팅액을 적용한 제품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테라바스는 종이류 분리 배출이 가능해 재활용이 용이하고 내수성과 내열성이 뛰어나 용기나 컵, 빨대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할 수 있어 식품업계 중심으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의 성능을 뛰어넘는 종이 제품이 나올 것”이라며 “친환경 대체재로서의 제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종이 없는 사회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