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자체 OS ‘훙멍’ 성공할까…中은행 3사 생태계 지원

by신정은 기자
2021.06.08 18:19:55

중국은행·중신은행 등 관련 서비스 선봬
화웨이 ''훙멍OS'' 사실상 국유화

사진=화웨이 제공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은행들이 잇따라 화웨이의 자체 운영체제(OS)인 ‘하모니(훙멍)OS’의 생태계를 지원하겠다고 선언했다.

8일 중국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중국은행은 훙멍의 기능과 결합한 ‘외화 현금 예약’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오픈뱅크 분야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면서 “별다른 다운로드나 가입 등록 절차 없이 20여개 외화를 현금으로 수령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중국 중신은행은 화웨이와 손잡고 고객들이 APP를 다운 받지 않아도 체크카드를 통해 내역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중국 광파은행은 훙멍OS 생태계의 첫번째 회원으로 이를 적용한 신용카드 앱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들 3사 회에도 많은 금융 기관이 훙멍OS 테스트에 돌입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화웨이는 2일 저녁 ‘훙멍2’와 이 OS를 탑재한 스마트폰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훙멍의 전면 등장은 미중 신냉전 시대 기술 분야 탈동조화(디커플링) 움직임을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하다.



미국은 지난해 9월 전세계 기업이 반도체를 비롯해 미국 기술을 조금이라도 활용한 제품이나 부품, 소재 등을 화웨이나 그 자회사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자체 OS 개발에 집중해왔다.

화웨이의 훙멍이 성공하기 위해선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층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과거 마이크로소프트나 블랙베리 같은 회사도 생태계 형성에 실패해 시장에서 도태됐다.

이에 화웨이는 훙멍2.0의 기초 코드를 중국 공업정보화부(신식화부) 산하 조직인 ‘개방원자재단’에 기부했다. 사실상 국유화한 셈이다. 샤오미와 오포 등 경쟁 업체들이 안드로이드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앞으로 은행 뿐 아니라 많은 중국 국영기업들은 관련 앱을 선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번에 공개된 훙멍은 스마트폰을 통해 같은 OS를 탑재한 노트북, 스마트워치, 자동차, 가전제품 등을 사물인터넷(IoT)로 손쉽게 연결하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