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기 방통위, 노무현 정부 2기 ‘방송위’ 부활?..이효성·고삼석·표철수

by김현아 기자
2017.07.07 16:32:46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왼쪽으로 이효성 방통위원장 내정자, 고삼석 상임위원, 표철수 국민의당 상임위원 내정자
표철수 전 경기도 부지사가 국민의당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후보로 내정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 때 출범하는 4기 방송통신위원회는 참여정부 시절 2기 방송위원회와 비슷한 모습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정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와 고삼석 상임위원, 표철수 내정자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5월부터 2006년 7월까지 각각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 방송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표 내정자는 야당 추천 위원으로 예정돼 있지만 방송위 근무 시절 이효성 당시 부위원장과 호흡을 맞춰 방송위원회 사무처 체질과 역량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방송위 출신 관계자들은 “2기 방송위때 방송위원회의 위상이 가장 강화됐던 시절”이라면서 “이효성 당시 부위원장은 청와대와의 소통을, 표철수 사무총장은 사무처 관할을 맡았는데 둘 사이의 궁합이 잘맞았다”고 평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표철수 사무총장은 시원시원하고 직원들과도 잘 통했던 인물”이라며 “강한 방통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표철수 국민의당 방통위원 내정자는 KBS 기자 출신으로 YTN 사업국장, 방송위원회 사무총장, 한국언론재단 비상임이사 등을 거쳐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을 지냈다. 지난 대선에선 안철수 후보 공보단장을 지냈다.

그런데 14년 만에 이들이 4기 방통위로 모이게 된 셈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 내정자, 고삼석 상임위원, 표철수 상임위원 내정자가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함께 진행한 정책에는 SBS 재허가(2004년 12월), 위성DMB 허가(2004년 12월), 지상파 DMB허가(2005년 6월) 등이 있다.

SBS에 대해 조건부 재허가 추천을 결정한 것은 당시 야당에서 ‘방송 길들이기’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방송위원회의 위상이 강화되는 전기가 됐다. 지상파 방송사들에 꼼짝 못하던 방송위가 허가 당시 SBS의 사회 환원 약속 불이행을 문제 삼으면서 방송계에 파란이 인 것이다.



이후 위성DMB와 지상파DMB 허가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대표적인 미디어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힌다.

당시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유료 서비스인 위성DMB를 허가해 놓고, 무료로 지상파DMB를 잇따라 허용했다. 이후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위성DMB의 가입자 이탈이 더 가속화 됐고 서비스 7년만에 접고 말았다.

지상파DMB 역시 수익모델 개발에 실패해 출범 이래 85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작년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관실은 위성DMB 실패의 이유를 놓고 “일관성없는 정부 정책 때문이다”라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14년 전 관련 정책을 이끌었던 분들이 다시 방통위로 오신다니 이번에는 DMB의 실패를 교훈 삼아 실수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4기 방통위의 위원 선임 및 내정은 마무리됐다. 대통령 지명 및 여당 추천으로 이효성 위원장 내정자, 고삼석 상임위원, 허욱 내정자(전 CBSi 대표) 등이,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김석진 상임위원, 국민의당 추천으로 표철수 내정자가 정해진 것이다.

국회 추천 방통위 상임위원 후보자 추천안은 1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이날 국민의당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반발해 국회 일정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추천안 처리 시점이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