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지나 기자
2016.08.12 15:38:20
전날 박지원 첫 회동서 화기애애 "김대중의 박지원, 박근혜의 이정현"
'당정청 일체화' 우려의 목소리..전날 朴대통령 회동에 야권 일제히 맹비난
야권 주요 현안에 청와대 '반대'..정진석 원내대표 협상력 약화, 협치 난항 전망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이정현 신임 새누리당 대표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며 협치를 강조하던 야권이 일제히 등을 돌리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전날 이 대표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을 두고,‘당정청 일체화’에 대한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집권 여당의 대표다. 대통령의 비서가 아니다”라며 “따라서 대통령께 할 말씀은 드리는 것이 박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도 이 대표의 성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대통령과 25분간 독대한 것을 갖고 김무성 대표는 5분밖에 하지 못했었다는 박 대통령 측근 자랑은 아무 필요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박근혜 총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된다”고 맹비난했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도 현안브리핑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우병우 수석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검찰개혁, 사드특위 설치, 세월호특조위, 서별관회의, 백남기씨 사건, 어버이연합 청문회, 누리과정 등 현안문제도 모조리 비껴갔다”며 “무엇을 위한 만남이었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더 이상 청와대 참모가 아니다”면서 “집권여당 대표라는 직분에 충실하길 기대한다”고 질타했다.
호남 출신의 여당 신임 대표 선출에 환영의 뜻을 밝힌 야권이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전일 박 위원장은 이 대표의 취임 후 첫 만남을 갖고 “김대중의 박지원이라면, 박근혜의 이정현”이라며 치켜세웠고, 이에 이 대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본받고 싶은 분”이라고 화답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당정청 관계가 공고해지면서 여야 협치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공공연하다. 현재 야권이 주장하고 있는 사드배치철회, 우병우 수석 사퇴, 세월호 특조위 활동 연장 등은 청와대에서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사안들이다. 특히 박 대통령과의 관계성에서도 훨씬 밀착되어 있는 이 대표 취임 이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입지가 좁아지면서 협상력이 현저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정현 대표는 태생적으로 당 지지율보다는 대통령 지지율에 신경쓸 수밖에 없다. 결국 박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여권내 차기 대선후보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여야 협치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