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방한 맞춰 北 4차 핵실험 긴장감 고조

by김진우 기자
2014.04.22 18:05:06

北 4차 핵실험 이상징후 포착…軍 "풍계리에 다수 활동 감지"
오바마 방한 앞두고 긴장 조성…美 관심 위한 제스처 분석도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 가림막으로 보이는 물체가 설치되고 차량 움직임이 증가하는 등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25~26일)을 앞두고 급박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주가 한반도 정세를 가를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30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능력이 상존하는 만큼, 정치적 결단에 따라 언제든지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언제든지 마음을 먹으면 (4차 핵실험을)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관련 준비동향이 포착된 사실을 확인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정보사항이라서 밝히기 곤란하지만 현재 많은 활동들이 보이고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다수의 활동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들이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 ‘4월30일 이전에 큰일이 일어날 것이다’, ‘큰 한 방을 준비하고 있다’ 등의 언급이 북한에서 나오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1일부터 통합위기관리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서 긴밀하게 정보공유를 하고 있고,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한반도 긴장감을 조성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제스처’란 분석이 나온다. 북핵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 한·미·일과 북한은 ‘비핵화 사전조치’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한·미·일이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서 이전보다 유연한 접근을 검토하기로 하면서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실험 감행 위기감을 조성, 6자회담 재개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의 관심을 끌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시위성 행동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핵능력 강화라는 효과를 제외하고 얻는 게 하나도 없다. 풍계리 이외 지역의 경계태세와 김정은의 행보도 평상시와 같아 핵실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오바마 방한에 맞춰 우리도 관심을 가져 달라는 행동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