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알몸김치? 삼성이 도운 韓 김치공장은 '스마트화' 바람

by김호준 기자
2021.04.16 18:04:35

풍미식품, 삼성·정부 도움으로 '스마트공장' 도입
생산량 5배 늘고 불량률 대폭 줄어
권칠승 "국산 김치, 맛과 품질 지켜달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16일 오후 수원에 있는 김치업체 ‘풍미식품’을 방문해 유정임 풍미식품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중국은 ‘알몸김치’ 논란도 있고, 김치 원조라고 주장도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김치의 맛과 품질을 지켜주십시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국발(發) ‘알몸김치’ 파동으로 소비자 불안이 커진 가운데, 국내 김치업체들은 삼성전자와 정부 도움으로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생산량과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6일 오후 수원에 있는 김치업체 풍미식품을 찾아 스마트공장으로 변신한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업계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는 김일호 중기부 스마트제조혁신기획단장과 박한구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 김종호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 등 관계자도 참석했다.

‘김치명인’ 유정임 대표가 1986년 설립한 풍미식품은 김치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 연구개발에 노력하는 중소기업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중기부와 삼성이 함께 지원한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사업을 통해 김치 생산량을 481%나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유 대표는 “삼성과 정부가 도운 스마트공장으로 효과를 굉장히 많이 봤다”며 “요즘 중국산 김치 문제가 이슈인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더욱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종호 삼성전자스마트공장지원센터장은 “올 하반기에도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이 예정돼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신청하시길 바란다”며 “이미 도입한 설비의 애프터서비스(AS)와 염수 재활용 설비 등도 도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풍미식품에 설치된 ‘김치 양념 속 넣기’ 자동화 공정. 이 설비를 통해 김치 생산량은 481% 증가했고, 불량률은 84%나 감소했다. (사진=김호준 기자)
국내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김치업체는 풍미식품을 포함해 총 23개다. 향후 중기부는 국산 김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 햇섭(HACCP)’과 연계한 ‘식품 업종 특화 스마트공장’을 김치업계에 중점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수입산 김치 공세에 대항해 김치 생산성과 품질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김치업계는 최근 중국 알몸김치 파동 이후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주 52시간제로 물량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에는 900여 개 중소 김치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이 힘든 탓에 제때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일감이 밀리면 사람을 써야 하는데, 사람은 구하기 어렵고 법을 어기면서 생산을 할 수도 없다”며 “업계 전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고민이 많다”고 했다.

권 장관은 김치업계 의견을 경청한 후 “행정상 문제가 없는지, 푸는 방법이 있다면 알아보겠다”며 “우리 전통의 맛을 지켜나가는 데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인들이 우리 김치를 더더욱 인정하게 하려면 맛과 위생에서 완전히 최고여야 한다”며 “중국이 아무리 물량 공세를 해도 우리 김치 품질이 세계 최고라는 점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이 16일 오후 방문한 수원 풍미식품에서 유정임 풍미식품 대표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