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뼈저린 후회” “창피”..바른미래 '공천갈등' 최고조

by임현영 기자
2018.05.18 16:12:29

18일 박종진-이태우 등 예비후보 '반발'
손학규 전략공천 놓고 안철수·유승민 '계파다툼' 심화
진수희 서울시당위원장도 사퇴 선언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오전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8주년 기념 서울행사에 참석해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6·13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가운데 바른미래당의 계파싸움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인사의 또다시 부딪혔다. 서울 노원병 공천을 마무리하며 내홍을 겨우 진화하나 싶더니 이번엔 송파을로 불꽃이 튀며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기존 예비후보로 경선하자’는 유승민 측과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하려는 안철수 측이 맞붙으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8일 박종진 바른미래당 송파을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 정치의 주춧돌을 놓겠다던 주역들이 공당을 사당화하려고 한다”며 “경선을 앞두고 전략공천을 운운하는 것은 열심히 뛰고있는 후보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리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어 ‘3등할 후보를 내선 안 된다’는 안철수 측의 주장에 대해선 “무엇보다 안 후보가 3등이지 않느냐”며 “경쟁력있는 인물을 찾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의 말대로 제가 3등 성적표를 받는다면 석촌호수에 뛰어들겠다”며 “당선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경선 전에 이런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창피하고 바른미래당 자체가 창피하다”고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이처럼 박 후보가 강하게 불만을 터트린 것은 송파을 공천을 놓고 안철수·유승민 간 ‘계파다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노원병 공천에서도 양 측의 갈등이 불거졌으나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을 공천하며 내홍을 겨우 일단락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송파을 경선을 두고 또다시 갈등에 휩싸였다. 현재 송파을 경선에는 박종진·이태우·송동섭·유영권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며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들 4명 후보를 대상으로 경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안 후보가 “당에서 가장 무게감 있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내는 것이 송파을 지역 유권자들을 위한 도리”라며 손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공개 요구하면서 갈등이 다시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박 후보와 함께 송파을 재보선에 출마했던 이태우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도 “이번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바른미래당이 공천과정에서 보여준 것은 과거로 회귀하는 구태가 아닐 수 없다. 원칙도 없고, 명분도 없는 공천과정을 보며, 자괴감을 넘어 분노마저 생긴다”고 당 지도부와 안 후보를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직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에만 관심인 것 같다. 목숨을 걸고 출마한 전국의 모든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미안하지도 않느냐”고 일침했다.

앞서 오전에는 바른미래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았던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돌연 위원직을 내려놨다. 그는 원외위원장이 모여있는 내부 메신저 대화방에 “더 이상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위해 뛰어야 할 책임감도 동기도 사라졌다”며 “위원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천과정에서 “온갖 비상식적인 일을 겪었다”며 “이어 “송파을의 박종진 후보를 놓고 벌이는 무도한 작태를 보면서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했다”고 불쾌감을 가감없이 표출했다.